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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La Liga

파브레가스가 바르셀로나 이적으로 얻은 3가지 이점은?

by 이세진 2011. 8. 23.

[사진=Getty Images]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파브레가스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지난 슈퍼컵 2차전 엘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 데뷔전을 가진것에 이어서, 친선경기의 일환으로 열린 감페르컵 나폴리전에서는 데뷔골을 터뜨리며 준수한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2003년부터 아스날에서 8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고, 아스날의 캡틴으로서 거너스를 이끌었던 파브레가스가 친정팀이였던 바르셀로나로 전격 이적하면서 얻은 3가지 이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1. 부담감을 덜었다. -더이상 캡틴이 아니야!
아스날에서 파브레가스는 아스날의 경기력을 좌지우지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존재였다. 2009년 말, 아스톤빌라와의 홈경기에서는 후반 13분 교체로 출장하여 27분만에 혼자서 두 골을 터뜨리고 다시 교체되어 '파브레관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파브레가스 자체가 최근 아스날 그 자체였다. 세스크의 체력안배를 위해서 선발로 출장시키지 않는 날에는, 아스날 경기력에 눈에 띄게 저하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였다.

파브레가스에게는 '팀의 에이스'라는 부담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게다가 유독 부상이 많은 아스날이여서 부상으로 전력이탈을 하지 않는 이상 쉴 틈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충분히 체력안배를 하면서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격진과 미드필더라인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력도 출중하며 부상도 그리 잦은 편이 아니다. 탄탄한 바르셀로나의 스쿼드는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사는 파브레가스가 부담을 덜 수 있는 이유이다.

또 하나는 파브레가스가 더이상 캡틴이 아니라는 점이다. 파브레가스는 리오넬 메시, 헤라르드 피케와 함께 87년생 동갑이다. 축구선수로서 앞으로도 발전할 여지가 충분히 있는 어린 나이이다. 그러나 파브레가스는 어린 나이에 아스날 캡틴완장을 차게되면서 거너스군단을 이끌었다. 캡틴이라는 책임감이 파브레가스를 더욱 성장시켰을지는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파브레가스의 성격 자체가 상당히 유하고 여린 모습을 보여주면서 스포츠언론들이나 아스날 레전드격 선수들은 '파브레가스가 전통적인 캡틴의 모습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었다. 파브레가스는 파브레가스 나름의 리더쉽을 발휘하면서 어린 거너스를 잘 이끌었지만, 결론적으로 무관의 세월이 길어진 셈이 되었다.

하지만 FC바르셀로나에서의 파브레가스는 팀의 일원일 뿐이다. 팀을 이끌 의무도 없고, 매 경기 선발로 출장해서 팀 승리를 홀로 이끌지 않아도 된다. 


[사진=Getty Images] 수퍼컵을 들어올린 바르셀로나



2. 우승트로피 수집 시작
FC바르셀로나는 현존하는 최강의 축구클럽이다. 자국리그인 프리메라리가는 물론이고 컵대회, 챔피언스리그까지 밥먹듯 트로피를 들어올리곤 한다. 하지만 파브레가스는 아스날에 머무르면서 2004/05시즌 FA컵 트로피만을 들어올렸을 뿐이다. 아스날은 지난 겨울 칼링컵 결승전에 진출하며 무관의 한을 깰 기회를 잡았지만 캡틴 파브레가스는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거너스는 버밍햄에게 석패하며 트로피를 놓치고 말았다.

지난 슈퍼컵, 파브레가스가 이적한지 3일만에 데뷔전을 치르고 슈퍼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는 소식에 언론이 시끌시끌했다. 분명 바르셀로나는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클럽이다. 동갑인 메시와 피케가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릴 동안 무관의 세월을 보냈어야 할 파브레가스가 앞으로 바르샤의 트로피 수집(?)에 동참하게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3. 스페인 국가대표에서의 위상에도 큰 영향줄 듯
EPL 최고의 미드필더이자 아스날의 캡틴이였던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스페인 국가대표에선 벤치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것은 축구팬들에게 상당히 흥미있는 일이였다. 개인적으로 파브레가스가 실력이 밀려서 국가대표 선발자리를 꿰차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페인 국가대표 스쿼드의 구성을 보면 프리메라리가의 양대산맥인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뽑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비슷한 실력의 수준의 선수들이라면 보다 호흡을 많이 맞춰본 선수들끼리 스쿼드를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파브레가스는 늘 스페인 국가대표 벤치자리를 지켜야 했고, 교체멤버로만 간간히 얼굴을 비췄다.

하지만 파브레가스가 바르셀로나의 일원이 된 이상, 스페인 국가대표에서의 위상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이 우승을 거두었던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이니에스타의 결승골을 도왔던 이는 다름아닌 파브레가스였다. 파브레가스는 네덜란드와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전에 교체투입되어 이니에스타의 천금같은 결승골을 도운적이 있다.


[사진=Getty Images] 파브레가스



#. 파브레가스의 이적이 아스날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팀의 심장을 잃은 아스날. 시즌초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우디네세전과 리버풀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전 등 중요한 경기를 많이 치르게 된 아스날은 완성되지 않은 스쿼드로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디네세전은 월콧의 선제골로 1-0 승리했지만 리버풀전에서는 프림퐁의 퇴장 이후 힘없이 무너지며 안방에서 2-0 패했다. 분명 파브레가스의 이적은 당장 아스날에게 재앙을 가져다 주었다. 이적시기가 시즌이 시작된 이후라는 점은 재앙을 더 크게 만들었다. 그러나 파브레가스의 이적이 아스날에 주는 긍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파브레가스는 최근 몇년간 아스날 전술의 그 자체였다. 파브레가스의 유무만으로 아스날의 경기력이 판이하게 달라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파브레가스가 없는 아스날. 이제 팀으로서의 아스날을 새로 만들어갈 시기가 찾아왔다. 물론 파브레가스의 이적이 시즌 시작 전에 이루어지고, 제때 보강이 이루어졌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탓할 수는 없는 일. 파브레가스의 이탈, 선수 한명의 존재로 팀 전체의 경기력이 좌지우지되는 아스날이 아닌 팀으로서의 아스날을 새로 만들어나갈 기회이다.

아스날은 상당히 많은 선수들과 링크를 뿌리고 있다. 프랑스 디펜딩챔피언 릴의 아자르, 베르더브레멘의 메르테사커는 물론이고 레알마드리드의 카카 임대영입설까지. 하지만 성공적인 영입과 리빌딩을 위해선 아스날에게 주어진 마지막 과제가 있다. 당장 목요일에 있는 우디네세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경기이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가져오느냐 마느냐가 영입선수의 퀄리티를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스날은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 승리한 상황. 심장 파브레가스를 잃은 아스날이 더 강한 거너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 우디네세와의 2차전을 주목해보자.




-글쓴이 : 블로거 이세진 http://sejin90.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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