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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EPL

맨유전 대패, 아스날의 몰락인가 부활을 위한 충격파인가?

by 이세진 2011. 8. 29.

[사진=Getty Images] 허술한 수비진 때문에 8골을 실점한 슈제츠니



29일 오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트레포드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의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펼쳐졌다. 애초에 아스날이 무승부만 거두어도 선방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송, 프림퐁, 제르비뉴가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아스날의 현재 포백라인 중 3명인 베르마엘렌-사냐-깁스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상태. 아스날의 선발스쿼드는 정상이 아니었다.

아스날의 선발라인업과 서브명단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트라오레-코시엘니-주루-젠킨슨이라는 아슬아슬한 포백라인과 무려 맨유전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코클랭까지. 서브명단은 더더욱 충격적이였다. 서브명단에서 1군 활약을 간간히 했던 선수는 골키퍼 파비앙스키와 샤막 뿐이였다. 그 외에는 리저브팀에서 캡틴인 미켈과 미드필더 랜즈버리, 새로 영입된 93년생 미드필더 챔벌레인, 터키 유망주 오쟈쿱, U-20 프랑스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수누까지. 아스날의 서브명단을 본 네티즌들은 '이 선수는 처음보는데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하냐?'고 물을 정도였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아스날 양팀 선발라인업 및 서브명단

맨유 선발 :
데 헤아(GK), 스몰링, 존스, 에반스, 에브라, 나니, 클레버리, 안데르손, 영, 루니, 웰백

맨유 서브 : 퍼디난드, 베르바토프, 긱스, 박지성, 파비우, 에르난데스, 린데가르드(GK) 

아스날 선발 :
슈제츠니(GK), 젠킨슨, 주루, 코시엘니, 트라오레, 코클랭, 램지, 로시츠키, 월콧, 로빈 반 페르시, 아르샤빈
아스날 서브 : 파비앙스키(GK), 미켈, 옥슬레이드-챔벌레인, 랜즈버리, 오쟈쿱, 샤막, 수누

 


예견된 패배, 그러나 너무 큰 상처
그나마 꾸릴 수 있는 베스트 라인업도 만들지 못해서 리저브팀 선수를 끌어올려 써야했을 정도로 빈약했던 아스날 스쿼드는 이미 패배를 예상하게끔 했다. 그러나 8-2 대패를 예상한 사람은 전세계 축구팬들을 통틀어도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한골, 두 골, 세골, 네골, 실점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오히려 아스날을 안타까워하고 걱정하는 이들이 늘어날 정도로 형편없는 경기력이였다. 교체투입된 아스날킬러 박지성은 투입된지 3분만에 멋진 골을 터뜨리며 아스날에 또다시 비수를 꽂았다. 하지만 벵거감독으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주력선수들이 징계, 부상으로 모두 이탈해버린 상황이였기 때문에 분명 저 선발스쿼드는 벵거감독이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스쿼드였을 것이다. 


예견된 패배? 여름에 대비를 했더라면…
파브레가스, 나스리, 클리쉬.

아스날은 거너스로서 수년간 살아온 베테랑 선수들을 모두 떠나보냈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팀에서 매우 잘 적응하고 있다. 이들을 떠나보낸 공백은 맨유전 8-2 대패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베테랑 선수를 떠나보냈으면 그 공백을 적합한 퀄리티의 선수로 채웠어야 했는데 아스날은 조용한 여름이적시장을 보냈기 때문이다.

물론 벵거감독이 가만히 손놓고 여름을 보낸 것은 아니다. 케이힐, 메르테사커, 자기엘카, 파커, 삼바, 펠라이니, 벤제마, 심지어 레알마드리드의 카카 임대영입까지! 수많은 링크를 뿌렸지만, 제대로된 성과는 없었다. 그렇다고 아스날이 전혀 영입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제르비뉴, 젠킨슨, 쳄벌레인, 조엘 켐벨 등 수적으로는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즉시전력감이라고는 제르비뉴 정도밖에 보이질 않는다.

아스날은 올 여름 수많은 센터백들과 이적설을 낳았다. 그만큼 수비라인이 취약하다는 것이였는데, 아스날은 제대로된 센터백 영입을 아직도 마치지 않았다. 볼튼의 케이힐이 상당히 가까워진 듯 보였으나 여전히 볼튼과 줄다리기 중이다. 아스날은 올 여름 많은 선수를 팔아서 이적자금을 챙겼고, 이제 여름이적시장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급한건 아스날이다. 아스날이 남은 이틀간 어떠한 영입을 할 수 있을까. 설령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줄다리기가 무색할 정도로 덤터기를 쓸지도 모르겠다.


[사진=Getty Images] 이 스코어를 누가 예상했을까?



맨유전 대패, 아스날의 몰락인가 부활을 위한 충격파인가?
맨유전 대패. 상당한 충격이다. 아스날의 심장이였던 파브레가스를 잃은 후, 아스날은 줄곧 '빅4수성'이 힘들어지는게 아니겠냐는 평을 들어왔다. 한골, 두골, 세골, 네골, 다섯골, 여섯골, 일곱골, 여덟골. 실점한 골이 4골을 넘어선 이후부터는 '차라리 대량실점을 하는 편이 아스날에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스날 보드진의 의지인지 벵거감독의 의지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스날은 줄곧 "현재 우리는 탄탄한 스쿼드를 가지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기회를 주어야 성장한다."라는 말로 비싼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을 꺼려했다. 그러나 맨유전 8-2 대패를 당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파브레가스, 나스리까지 팔아버린 마당에 '이적자금이 부담스러워서 선수를 영입하지 않겠다.'라는 핑계는 아스날 팬들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맨유어웨이 경기에서 이렇게 자존심을 짓밟힌 이후라면 더더욱.

맨유전 대패가 프리미어리그 명문클럽 아스날 몰락의 시작이 될지, 아니면 대패의 충격파가 폭풍 선수영입으로 이어져 부활의 신호탄이 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아스날은 뉴캐슬전 무승부, 리버풀전 패배, 맨유전 대패까지 좋지못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리그 17위에 랭크되어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우디네세와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여 챔스행 티켓을 가져온 것이 아스날의 유일한 위안거리이다. 남은 이틀간의 여름이적시장에서 아스날은 팬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편 아르센 벵거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트라이커와의 영입은 거의 마무리 되었고, 미드필더와 수비수 영입을 준비중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어가 "영입작업중인 스트라이커가 AS모나코의 park(박주영)인가?" 라고 묻자 벵거감독은 "Yes(그렇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글쓴이 : 블로거 이세진 http://sejin90.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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