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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UEFA 챔스

'박주영 챔스 데뷔전' 실망할 필요 없다

by 이세진 2011. 11. 2.

볼튼전에서 아스날데뷔골을 넣었던 박주영



2일 오전, 아스날의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는 아스날과 마르세유의 챔피언스리그 조별경기가 펼쳐졌다. 조1위로 16강을 통과하려는 아스날에게는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였다. 승점 1점도 나쁘지는 않지만, 기왕이면 승점 3점을 챙겨서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편이 여러모로 편하니까 말이다.

경기에 앞서 벵거감독은 5-3 역전승을 거두었던 첼시전 스쿼드를 그대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다. 선발라인업의 로빈 반 페르시의 원톱자리에, 'Ju-Young Park'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것이었다. 그렇게 아스날과 마르세유의 경기는, 박주영의 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이 되었다.


긴장한 모습 역력, 전체적으로 무거웠던 팀도 한 몫
첼시전 풀타임을 소화한 반 페르시, 부상인 마루앙 샤막을 제치고 마르세유전에 당당히 선발출장한 박주영.
제르비뉴-월콧과 함께 거너스의 공격진을 이끌게 되었지만, 사실 이렇다할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아예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한번은 골문앞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맞기도 했지만, 둔탁한 퍼스트터치로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첼시전 풀타임을 소화했던 선수들이다보니, 전체적으로 무거웠던 탓도 있었다.

그러나 동료선수들을 탓하기엔 제대로 된 슈팅한번 가져가지 못했던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제르비뉴와 월콧도 효과적인 공격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슈팅기회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데뷔전이라는 부담감과 동료들과의 호흡문제를 보이던 박주영은 결국 61분 반 페르시와 교체되었다. 반 페르시, 로시츠키, 아르샤빈까지 교체출장시키며 총력을 가했던 아스날은 결국 홈에서 마르세유와 0-0 비기며 승점 1점을 챙기는데 그쳐야 했다.


[사진=GettyImages] 처음 선보인 베르마엘렌-메르테자커 수비라인은 클린시트를 작성에 일조했다.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 실망할 필요 없다
국내외 언론은 박주영에게 혹독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하는 것인데 득점을 하지 못했고, 경기력 자체도 그리 좋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주영 생애 첫 챔피언스리그 무대였고, 그 부담감은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게다가 오늘 함께 뛴 선수들은 함께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패스를 받는 호흡 면에 있어서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신입생 아르테타의 패스 길이 번번이 막혔던 것도, 동료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아르테타는 경기를 뛰면서 차츰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주영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미 칼링컵을 통해 보지 않았는가. 칼링컵 첫 경기였던 슈루즈버리전 역시 박주영은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으며, 패스호흡도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두번째 출장경기였던 칼링컵 볼튼전에서는 눈에 띄게 좋아진 경기력을 바탕으로 멋진 골까지 넣는 활약을 해보였다.

겨우 첫걸음을 뗀 것뿐이다. 언론이나 열성적인 팬들이 혹독한 비난의 화살을 퍼부을진 모르겠지만, 벵거감독이 한 경기만으로 선수의 기량을 판단하는 어리석은 감독은 아니다. 특히 벵거감독은 자신이 영입한 선수에 대해서는 오랜기간 두터운 신임을 보내주는 편이므로, 한 경기의 부진을 가지고 너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주영팍, 다음 기회를 잡아라!
오늘 경기는 박주영의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박주영의 스트라이커 주전 경쟁에 청신호를 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특히 유력한 경쟁자로 지목되는 마루앙 샤막에게 우위라는 것을 증명해 보일 무대였는데, 솔직히 그정도의 활약은 하지 못했던것 같다. 그러나 기회는 얼마든지 온다.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동료들의 패스타이밍이나 플레이스타일에 대해 차츰 익혀나가면, 박주영이 챔스나 리그에서도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 : 블로거 이세진 http://sejin90.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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