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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EPL

반 페르시 이적, 아스날에겐 위기 아닌 기회

by 이세진 2012. 8. 16.

로빈 반 페르시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이적을 앞두고 있다.

16일 오전(한국시간), 아스날 공식홈페이지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공식홈페이지는 로빈 반 페르시 이적에 동의했음을 공식(오피셜)적으로 알렸다. 개인협상문제와 메디컬테스트만 앞두고 있다니 거의 99.9% 이적이 확정되었다고 보인다.

 

이적료에 대해서는 언론마다 세부조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않았고 30대에 접어드는 선수에게 지불하는 가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낮지않은 이적료에 이적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반 페르시가 지난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었고, 아스날 주장이 최고의 라이벌팀으로 꼽히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직행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스날에게 그런 이적료가 무슨 소용이겠냐만은.

 

 

[사진=맨체스터유나이티드 공식홈페이지] 반 페르시 이적소식을 전한 맨유 공식홈

 

 

아스날팬들은 현 주장의 라이벌팀 이적에 분노하고 있다. 이미 반 페르시가 성명서까지 내면서 이적의사를 비쳤지만, 타리그인 유벤투스로 이적했다면 이정도로 반발이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스날의 라이벌팀인 맨유로 충격적인 이적을 감행하면서 아스날역사에 다른의미로(?) 오래토록 그의 이름이 회자되게 되었다. 하지만 반 페르시의 이탈이 아스날에게 좋지 않은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득이 될지도 모른다.

 

 

'원맨팀'의 오명을 벗어라

최근 아스날의 모습들을 돌이켜보자.

아스날 전술의 심장이라 여겨졌던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아스날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파브레가스가 없으면 경기력이 눈에띄게 저하될 정도였다. 파브레가스는 이런 아스날을 위해 부상을 달고서라도 경기에 뛰어야했다. 부상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가 교체투입되어 경기를 승리로 이끈뒤 다시 교체아웃되며 '파브레관우'라는 별명이 붙었던 일화가 있었을 정도이다. 파브레가스가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살았던것에는 제대로 쉬지못하고 경기에 출장해야 했던 탓도 컸다.

 

그런 파브레가스가 지난 여름 아스날을 떠났다. 아스날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났다. 시즌초반 17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캡틴' 로빈 반 페르시의 놀라운 리더십으로 아스날은 위기를 보란듯이 극복해냈다. 결국 시즌을 3위로 마무리하며 포병부대의 저력을 과시했다.

 

아스날이 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던 것에는 반 페르시의 미친 활약이 있었다. 리그에서만 서른골을 몰아넣으며 난생처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되었다. 아스날 입단이래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하기도 했다. 반 페르시가 프리미어리그에 서른경기 넘게 출장한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게다가 전경기 출장.

 

하지만 아스날에게는 또다른 고민이 생겨났다. 반 페르시 의존도가 심각했다. 아스날은 반 페르시 없이는 득점을 할 줄 모르는 팀으로 변해갔다. 올 시즌이야 반 페르시가 다행히도 '건강하게' 마무리했다지만, 시즌 말 반 페르시는 체력적으로 지친모습이 역력했다.

 

 

[사진=아스날 공식홈페이지] 반 페르시 의존도가 심각했던 아스날

 

 

아스날의 반 페르시 득점의존도는 얼마나 심했나

아스날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73골을 넣었다. 그중 30골이 반 페르시의 골이다. 아스날이 리그에서 넣은 골 중 무려 41%의 골을 반 페르시 혼자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FA컵, 칼링컵을 포함해도 마찬가지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 총 95골을 기록했고, 그중 39%에 달하는 37골을 반 페르시 혼자 기록했다.

 

마치 중하위권 팀에서 준수한 스트라이커 한명이 팀 전체를 먹여살리는 듯한 모습을 보는것 같다. 아스날과 비슷한 명성의 빅클럽에서 선수 한 명이 팀의 성적을 좌지우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팀으로서 강한 팀이어야 강팀이 될 수 있고, 우승이 가능하다. 선수 한 명이 부상 등으로 스쿼드에서 이탈한다고 해서 팀의 성적이 좌지우지 된다고 한다면 절대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시즌 아스날은 반 페르시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모습이었다. 반 페르시의 폼이 워낙 좋기도 했지만, 모든 선수들이 골문앞에서 반 페르시에게만 패스를 몰아주었다. 그만큼 반페르시가 믿을맨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믿었던 반 페르시가 골을 못넣는 날이면 아스날은 승점을 획득하기 어려웠다.

 

 

분명 파브레가스가 떠날때와는 다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팀의 주장이자 득점왕인 선수를 라이벌팀에 넘겨주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아스날로선 최선의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이미 선수가 이적을 선언한 상태였고, 아스날이 원하는 이적료를 감당하면서까지 로빈을 데려갈 구단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뿐이었으니까.

로빈 역시 잉글랜드를 떠나지 않는 선에서 이적을 하길 원하는 상태였고, 맨유행을 가장 선호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아스날로서는 생각보다는 준수한 이적료를 챙기며 선방(?)했다고 보여진다.

 

 

[사진=아스날 공식홈페이지] 파브레가스가 떠날때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그렇다면 현재 아스날의 상황.

아스날은 로빈을 잃으면서 지난 시즌마냥 최악의 상황에 도래할까.

나는 절대 그렇지 않을거라고 본다. 파브레가스를 잃을때와는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 아스날은 지난여름 파브레가스, 나스리, 클리쉬가 한꺼번에 떠나버리기 전에 미리 이들의 공백에 대해 대비를 해두지 않았다. 급하게 영입해온 선수들로 시즌초반을 꾸려나가려니 되는게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올 여름 아스날은 달랐다.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반 페르시가 떠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스날답지않게(?) 독일 국가대표 루카스 포돌스키, 프랑스 리그앙 득점왕인 올리비에 지루 등 굵직한 공격수들을 이미 영입했다. 스페인의 만능미드필더 산티아고 카소를라까지 영입하면서 아스날의 스쿼드는 상당히 탄탄해졌다. 반 페르시의 대체자원이 이미 충분한 상태이다. (물론 적응기간이 필요할테고, 이적하자마자 EPL 득점왕을 바로 완벽히 대체하기란 힘들겠지만.)

 

이제 아스날은 새로운 전환점에 직면했다.

파브레가스, 반 페르시 등 한 선수에 의존하던 '원맨팀'에서 벗어나 진정한 팀으로서의 모습으로 탈바꿈할 기회.

 

에미레이츠스타디움에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돌아올 '아스날 전 캡틴' 로빈 반 페르시를 상대로 아스날이 어떤 경기를 펼쳐보일 수 있을까. 아스날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맞대결이 로빈 반 페르시의 이적으로 오랜만에 후끈 달아오를 듯 하다. 아스날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원정경기(올드트레포드)는 오는 11월 3일, 아스날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전 홈경기(에미레이츠스타디움)는 내년 4월 27일에 펼쳐질 예정이다.

 

 

 


-글쓴이 : 블로거 이세진 http://sejin90.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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