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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한국국대,K-리그, AFC

[한국-코트디부아르전] 코트디부아르 2-0 완파, 월드컵 16강 진출 희망을 보았다

by 이세진 2010. 3. 4.
대한민국 2-0 코트디부아르

일시 : 2010. 3. 3
장소 :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 영국 런던 (잉글랜드 챔피언쉽리그 Q.P.R 홈구장)


득점자 : 3분 이동국, 90분 곽태휘(이상 대한민국)




정말 잘 싸워주었다. 태극전사들은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경기결과를 만들어냈다. EPL 최고의 공격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드록바를 필두로 탄탄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코끼리군단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2골을 넣으며 기분좋은 승리를 챙겼다. 물론 볼점유율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지 않으며 어려운 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일구어냈다.


해외파의 힘, 대한민국 축구팀이 단단해졌다
동아시아대회에서 중국에게 3-0 완패를 당한 대한민국 축구팀은 없었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을 필두로 이청용, 이영표, 차두리 등이 합세한 대한민국 축구팀의 조직력은 꽤 단단해 보였다. EPL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코트디부아르의 캡틴, 디디에 드록바도 그다지 힘을 쓰지 못할 정도로 탄탄했던 수비력은 특히나 돋보였다.

특히 이영표의 영리한 플레이는 코트디부아르의 공격진의 공격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한 차두리(독일 프라이부르크)는 빠른 스피드와 탄탄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코트디부아르 공격진을 꽁꽁 묶어버렸다. 2006 독일월드컵을 먼 발치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차두리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수비진의 불안이 최근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최대 이슈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차두리의 활약은 축구팬으로서 반가운 소식일 수 밖에 없다.



안정환의 복귀도 신선했다.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날카로운 슈팅으로 여전히 살아있는 감각을 보여주었다. 오늘처럼 45분 경기를 뛰기에는 아직 무리인 듯 보이지만, 경기 후반 쯤에 쓸 수 있는 최고의 '조커' 카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안정환이야 말로 '월드컵 골맛'을 아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5년째 활약하고 있는 캡틴 박지성의 활약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그는 국가대표 공격의 중심에 있었다. 이동국의 첫 골을 거의 만들어낸 '프리키커' 기성용의 프리킥도 무난했다. 볼턴의 에이스로 자리잡고 있는 이청용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날카로운 태클을 선보이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자동문의 오명을 들어야만 했던 조용형은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와 함께 나름 무난한 활약으로 드록바를 훌륭하게 막았다. 하지만 드록바에 대한 과도한 긴장 탓인지 몇차례 파울을 범하면서 패널티박스 부근의 위험한 지점에서 프리킥을 종종 내주곤 했다. 이정수는 부상으로 경기도중 교체되었지만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는 소식이다.


2번의 득점상황, 모두 훌륭했다
경기 시작 3분만에 터진 이동국의 골은 절대로 '주워먹기 골'이 아니였다. 기성용이 먼거리에서 찬 프리킥을 코트디부아르 수비수 메이테가 백헤딩으로 걷어냈고, 이를 이동국이 발리슈팅으로 연결하며 코트디부아르의 골문을 갈랐다. 골키퍼가 점프하며 뻗은 손과 골포스트 사이로 절묘하게 볼이 빨려들어가며 득점이 되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주워먹기 골'이였다라며 그의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 듯 하지만, 분명히 훌륭한 골이였다. 결코 쉬운 슈팅장면은 아니였다고 본다.

부상으로 쓰러진 이정수와 교체되어 경기장을 누빈 곽태휘는 경기종료 직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으로 골을 만들어내며 다시한번 '골 넣는 수비수'가 되었다. 곽태휘는 수비상황에서 코트디부아르선수와 같이 몸경합을 상황에서 '니킥(?)'을 하는듯한 자세로 떠올라 상대선수를 넘어뜨렸고, 두 선수가 잠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불필요한 장면을 만들기도 했지만 경기 90분에 만들어낸 헤딩골 장면은 무척 훌륭했다. 그 외에도 드록바를 상대로 절대 밀리지 않는 몸싸움을 보이며 훌륭한 수비를 선보였다.



K리그, 훌륭한 대체선수를 찾을 마지막 기회
지난주, 월드컵의 해인 올해는 좀 더 일찍 K리그가 개막했다. 현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전멤버는 거의 확실시 된 듯 보이지만, 백업자원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어보이는게 사실이다. 그런만큼 이번 시즌 K리그는 훌륭한 대체선수를 찾을 마지막 기회로 보인다. 리그에서의 활약에 따라서 국가대표에 선발될 기회를 잡을 기회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K리그 팀내의 '호흡'도 국가대표선발에 조건이 될 수 있다. 만일 이동국(전북)선수가 월드컵 본선에 가게 된다면, 전북에서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고있는 최태욱(전북) 선수를 함께 선발하는 것도 그리 나빠보이지 않는다. 최태욱은 월드컵 경험이 이미 있는 선수이며 국가대표팀에 또 다른 자원으로서 충분히 활약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트라이커 백업요원도 마찬가지이다. 박주영이 붙박이 스트라이커로 자리잡은 듯한 상황에서,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이동국, 이근호, 안정환 등이 경쟁하고 있지만 아직 박주영 만큼의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은게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는 지난 시즌 K리그 공격포인트 1위였던 김영후가 아직 제대로된 테스트를 받지 못했다는 것은 굉장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김영후의 최대 약점은 아직 큰무대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로 진출하게 된 '영록바' 신영록도 주목할만 하다. 지난 시즌 광주상무 돌풍의 주역이였던 최성국 역시 훌륭한 백업요원으로 보인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했었던 이천수의 상황은 매우 씁쓸할 뿐이다.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오늘 경기가 시작되기 전, 월드컵 본선진출국인 대한민국에 대한 정보가 TV화면에 보여졌다. 본선 조별경기에서 만날 상대가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라고 나오는게 눈에 들어왔다. 물론 알고 있던 사실이였는데, 새삼 숨이 턱 막힐정도로 그들이 강해보였다. 하지만 이내 '월드컵 본선진출국 중 만만한 팀이 어디있냐~'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날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는 2-0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코트디부아르를 2-0으로 이길줄 누가 쉽게 예상했을까?
물론 조코라(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세비야), 야야 투레(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등의 주축선수들이 각각 부상, 비자문제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지만 우리나라도 붙박이 공격수 '박주영(프랑스 리그앙 AS모나코)'이 부상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마찬가지 상황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코트디부아르의 스트라이커가 드록바라는 것 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충분히 위협적이였으니까 말이다.

오늘 경기를 보고 난 후, 나는 조별경기에서 만날 상대들이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단정짓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우리가 본선 조별경기에서 만날 세 팀은 모두가 개성있는 축구스타일을 갖고 있고, 심지어는 세 팀 중 아무팀이나 월드컵 우승을 한다고 해도 그다지 이상할 것 없을 정도로 축구강국인 나라들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처럼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공격상황을 만들어나간다면 메시가 버티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못 이기리라는 법도 없다.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 팀에 대해 우리가 지레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물론 3팀이 무척이나 강한 팀들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긴장해야할 필요는 있지만, 과다한 긴장은 오히려 불필요한 파울 등으로 자멸을 하게되는 지름길이 될거라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축구팀의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이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닌 듯 보인다.

대한민국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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