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평화의 언어는 당신의 삶을 평화롭게 만듭니다 (책 ‘비폭력대화’)

‘폭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흔히 물리적인 폭력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또 다른 종류의 폭력이 있습니다. 바로 ‘정신적’인 폭력입니다. 정신적인 폭력은 흔히 서로의 마음에 흠집을 내는 아픈 말들 때문에 발생하곤 합니다. 물리적인 폭력은 시각적으로 폭력임이 분명해 보이지만, 정신적인 폭력은 그렇지 않아서 이를 ‘폭력’이라고 인지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어로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
언어로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전 믿습니다. 언어가 평화로워지면 안될 일도 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뻔한 세상의 진리를 알면서도 실천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책 <비폭력대화>의 저자 마셜 로젠버그 박사는 이렇게 뻔하지만 우리가 미처 되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언어생활에 대해 돌아보게 해줍니다.

 

“내가 할아버지께 배운 것 중 하나는 비폭력의 깊이와 폭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가 폭력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마음가짐에 질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대개 자신의 폭력성을 인정하지 않는데, 이것은 우리가 폭력 그 자체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폭력이라고 하면 우리는 대개 보통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 곧 싸우고, 죽이고, 때리고, 전쟁하는 것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 <비폭력대화> 중.. -아룬 간디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 비폭력간디협회 설립자)

 

 

 

 

 

나도 모르게 폭력적인 대화를 하고 있었다
책 ‘비폭력 대화’를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나 스스로도 모르게 폭력적인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필자가 소개하는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NVC) 모델에는 네 가지 요소가 있는데요. 관찰, 느낌, 욕구, 부탁입니다.

이 내용들 중 ‘평가’와 ‘관찰’을 구분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저 상대방이나 상황을 관찰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은연중에 나의 잣대로 평가한 표현들이 말 속에 녹아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경우 의도치 않은 오해나 다툼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소라는 어제 저녁에 텔레비전을 보면서 손톱을 물어뜯었다.’라는 문장은 그 어떤 평가도 섞이지 않은 관찰일 뿐입니다. 그러나 ‘동원이는 나를 무시한다.’라는 표현에서 ‘무시’라는 말은 평가가 들어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일 ‘동원이는 내가 전화를 세 번 걸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와 같은 문장이라면 ‘동원이는 나를 무시한다.’라는 문장과는 달리 평가를 배제하고 오로지 관찰을 표현한 문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평소 제가 말을 할 때 은연중에 평가가 섞인 말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순수하게 관찰만이 들어간 표현법을 쓰는것이 ‘진리’라 말할 순 없겠지만, 종종 겪게 되는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비폭력대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책 <비폭력대화>에서 저자 마셜 로젠버그 박사는 평화로운 언어의 힘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독자들이 본인의 언어 습관을 짚어보고, 평화로운 언어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는 예문이나 문제들을 담아서 독자들이 스스로의 언어습관을 점검해볼 수 있도록 합니다.

물론, 마셜 로젠버그가 무조건 옳다고 말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언어습관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우리 삶 속에서 무심코 쓰고 있던 언어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거나, 혹은 스스로에게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한번쯤 생각하는 기회를 갖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께서는 ‘비폭력대화’를 하고 계시나요?

 

 

-글쓴이 : 윤디자인연구소/타이포그래피서울 기자 이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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