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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한국국대,K-리그, AFC

아시안컵 호주전 득점과 실점에 모두 관여한 정성룡 골키퍼

by 이세진 2011. 1. 15.
14일 오후 카타르 수도 도하의 알 가라프 스타디움에서는 2011 AFC 아시안컵이 시작한 이후 최고의 빅매치가 펼쳐졌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C조의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비록 경기는 1-1 무승부로 비겼지만 우월한 경기 수준은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훌륭한 전력의 호주를 상대로 멋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 23분 구자철이 득점에 성공하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는듯 했지만, 후반 17분 제디낙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강팀을 상대로 만족스러운 경기력이였지만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다. 특히 정성룡골키퍼가 득점, 실점 장면에 모두 관여했다는 부분은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Getty Images AsiaPac


점의 시작, 정성룡의 롱킥
경기력이 아무리 좋아도 골이 들어가지 않으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오늘 경기에서 터져나온 구자철의 멋진 골은 바로 정성룡골키퍼의 롱킥에서 비롯되었다. 정성룡이 공격진에게 길고 정확하게 볼을 차주었고, 박주영의 공백을 깔끔하게 메워주고 있는 지동원이 볼을 잡아내어 구자철에게 내준 것이 득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성룡의 롱킥이 아니였다면 만들어질 수 없었던 장면이였다. 평소에도 롱킥은 정성룡골키퍼의 장기 중 하나로 손꼽히곤 한다.


실점상황에도 관여(?)한 정성룡 골키퍼
호주가 제대로된 공격을 펼치지 못할정도로 대한민국은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멋지게 펼친 공격들과는 달리 너무도 허무하게 실점을 허용했다. 코너킥찬스를 맞은 호주는 패널티박스 안에서 골문을 두드렸고, 189cm 장신 미드필더 제디낙에게 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 상황에서 정성룡골키퍼가 너무 일찍 골문을 비우고 전진하지 않았나 하는 진한 아쉬움이 들었다. 190cm의 장신골키퍼인만큼 펀칭으로 깔끔하게 쳐낸다거나, 차라리 골문을 지키고 있었다면 실점을 막을 수 있진 않았을까.


다가오는 인도전에는 대표팀 No.2 골키퍼 김용대선수에게도 기회가 갔으면
10여년간 대표팀 골문을 지켜온 이운재 골키퍼의 대표팀 은퇴 이후, 대표팀 수문장 자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시작으로 정성룡골키퍼의 몫으로 굳혀지는 듯 하다. 스트라이커, 미드필더, 수비진에 이르기까지 전 포지션이 치열한 주전경쟁을 하는 것에 비하면 골키퍼 포지션의 경쟁은 거의 미미해보인다. 정성룡골키퍼가 같은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무조건적인 힘을 실어주는 것은 조금 의아스럽다. 그를 대체할 이가 아무도 없다면 모르겠지만,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골키퍼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안컵 대표팀 엔트리에는 정성룡골키퍼 외에도 FC서울의 김용대 골키퍼, 세레소오사카의 김진현 골키퍼가 선발되어있다. 김용대골키퍼는 훌륭한 실력으로 '용대사르'라는 별명도 갖고 있으며 리그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쳐보였지만, 현재로서는 대표팀 No.2골키퍼이다. 하지만 김용대골키퍼의 역량은 현재 주전골키퍼인 정성룡골키퍼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정성룡골키퍼보다 먼저 대표팀 수문장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만, 찾아온 대표팀의 기회에서 몇차례 실수를 범했던 것이 그를 No.2 골키퍼의 위치에 두게 만들었다. 또하나 재미있는 점은 국가대표급 골키퍼 두 사람이 같은 성남일화 소속이였던 적이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신태용감독은 정성룡골키퍼를 선택하고, 김용대골키퍼를 FC서울로 보내주었다.)

조금은 편안하게 치룰수 있는 인도전에서는 김용대골키퍼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No.1 골키퍼와 거의 실력차이가 없는 김용대골키퍼에게 기회를 줌과 동시에, 주전골키퍼인 정성룡골키퍼에게 어느정도의 자극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K-리그 대표 골키퍼인 두 사람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구도를 조광래감독이 형성해주기를 기대해본다. 많은 사람들은 부상으로 아시안컵 엔트리에서 제외된 AS모나코의 '박주영' 선수를 아쉬워하지만, 이미 은퇴한 '이운재골키퍼'의 공백이 더욱 커보이는 것은 나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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