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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44

던지 vs 든지 자주 쓰면서도 늘 헷갈리는 표현 중 하나입니다. 우선 '던지'와 '든지'의 의미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던지 「어미」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그것을 뒤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관련시키는 데 쓰는 연결 어미. ¶ 얼마나 춥던지 손이 곱아 펴지지 않았다. ¶ 아이가 얼마나 밥을 많이 먹던지 배탈 날까 걱정이 되었다. ¶ 동생도 놀이가 재미있었던지 더 이상 엄마를 찾지 않았다. 우선 '던지'는 회상의 의미를 내포합니다.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그것을 뒤에 오는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관련해 씁니다. '어제 보았던 결승골 장면이 어찌나 멋지던지'와 같이 쓰일 수 있습니다. '든지'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표현인지 살펴볼까요? 든지01 「조사」 어느 것이 선택되어도 차이가 없는 .. 2014. 7. 28.
기록을 ‘경신’했나, ‘갱신’했나?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스포츠대회, 2014 브라질월드컵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올 가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도 기다리고 있으니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러한 스포츠경기를 볼 때면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것에도 큰 관심이 쏠리곤 합니다. 이전의 기록을 깨뜨리고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것을 '경신'이라고 할까요, '갱신'이라고 할까요? “호날두가 UEFA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경신과 갱신. 생긴 모양도 비슷하고, 의미도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단어는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앞서 말씀드린 ‘(스포츠 경기 등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것’을 말할 때는 ‘경신(更新)’을 씁니다. 다음과 같이 말이.. 2014. 5. 26.
[리뷰] 왜 한글을 공부하세요? ― 책 이바라기 노리코 <한글로의 여행> 많은 사람들이 ‘영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해 굳이 ‘영어를 왜 공부하세요?’라고 묻지 않습니다. 영어공부는 우리에게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말이죠. 일본어, 중국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많이 선택해서 공부해왔고, 최근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 일본어가 능숙하거나 익히려는 사람이 유독 많은 것은 우리의 아픈 역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한글로의 여행 저는 무작정 서점에 들러서 ‘한글’에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제 눈길을 사로잡은 책은 『이바라기 노리코의 한글로의 여행』 이었습니다. 예전에 노마 히데키의 책 『한글의 탄생-문자의 기.. 2014. 4. 7.
한국인 귀화 시험, 어떤 문제가 출제되나? 예전만해도 '다문화사회'라는 말이 어색하게 들렸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너무도 익숙한 말이 되었습니다. 다문화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사회적 숙제들이 늘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사회적 변화로 외국인들의 한국인 귀화 절차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이었던 최강희감독이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시절 전북에서 활약하던 브라질 용병 '에닝요'의 귀화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은 외국인이 한국인 귀화를 하고자 할 때 거쳐야 하는 절차와, 귀화시험 시 어떤 문제들이 출제되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귀화의 요건은? 우선 대부분의 한국인 귀화 희망자 분들이 거쳐야 하는 '일반귀화'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 2013. 12. 26.
덥다고 뗑깡 부리지 마! 투정만 받아줄게 ‘뗑깡부리다’위의 표현이 어떤 뜻인지 알고 계시죠?저도 익히 들어본 표현입니다. 흔히 아이들이 떼쓰는 것을 ‘뗑깡’이라고 표현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이 표현, 올바른 표현일까요?       뗑깡(癲癎-てんかん)을 아십니까에서 ‘땡깡부리다’라는 표현은 찾을 수 없습니다. 대신 ‘부당한 일을 해 줄 것을 억지로 요구하거나 고집하다’라는 의미의 ‘떼쓰다’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어찌된 일일까요.지난 2005년 국가보훈처에서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 뿌리뽑기 운동을 벌이면서 근절해야 할 일본말을 선정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당시 선정된 말들은 '만땅, 이빠이, 다스, 기스, 땡깡, 곤색, 오케바리, 싹쓸이, 삐까삐까, 싸바싸바' 등. .. 2013. 7. 22.
가르쳐드릴까요, 가리켜드릴까요? [가리키다 vs 가르치다] 한때 인터넷에서는 아픈 이에게 쾌차하라는 의미로 '빨리 낳으세요.'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틀린 맞춤법을 사용하는 것이 화두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빨리 나으세요.'라는 올바른 대신 '빨리 낳으세요.'와 같이 잘못된 맞춤법을 사용하였고, 인터넷 유행으로까지 번지게 된 것입니다. '낳다'는 '아이를 낳다'라는 표현에서 쓰이는 말이고, 병에서 낫는다는 표현인 '낫다'는 엄연히 다른 표현입니다. 인터넷에서 워낙 회자가 되다보니, 이제 이 부분을 헷갈려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빨리 낳으세요.'만큼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계신 맞춤법이 있습니다.가르쳐드릴까요, 가리켜드릴까요? 교육을 하는 것은 '가르치다' vs 손가락으로 지목하는 것은 '가리키다’.. 2013. 7. 19.
해킹논란의 북한, 그들만의 컴퓨터 용어 IT 만큼 트렌드가 변화무쌍한 분야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항상 기술이 발전하기도 하고, 시시때때로 예상치 못한 사고가 터지기도 합니다. 최근 몇 년간 ‘해킹’은 IT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습니다. 이젠 컴퓨터와 우리 삶을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에, 해킹으로 인해 전산망 마비가 발생할 경우 이젠 직접적으로 우리가 불편함을 겪기 때문이죠. 금융권 해킹사고의 경우 더더욱 그러하고요.특히 북한이 항상 해킹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북한의 해킹기술이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북한’, 그들만의 컴퓨터 용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컴퓨터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려는 남한 vs 컴퓨터용어를 한글화하려는 북한우리들은 컴퓨터 용어를 어떻게 쓰고 있나요. 보통은 외국어를 그대로 받아들여 활용하고.. 2013. 5. 20.
한글을 보면 소통이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사람들의 입에 가장 자주 오르내린 단어가 무엇일까요. SBS 의 인기를 필두로 멘토, 강연 붐이 일면서 ‘힐링’이라는 단어가 한창 주목을 받았는데요. 힐링에 앞서 우리 사회를 대표하던 단어는 ‘소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 사회는 물론이고 IT분야에서도 ‘소통’은 가장 핵심적인 가치로 평가받았습니다. 저는 이 ‘소통’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것이 바로 한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문자한글은 탄생과정부터 소통을 위해 태어난 문자였습니다. 글자 없이 살아가던 일반 백성들을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낸 문자가 바로 한글이었습니다. 애초에 소통을 위해서 만들어진 문자라는 것이죠. ‘모태솔로’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솔로라는 .. 2013. 4. 23.
[리뷰] 밑으로부터의 한글 전승과정을 살펴보다: 한글나들이 569 작년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파주출판도시에서는 ‘파주북소리’라는 이름의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파주북소리’는 국제적인 출판의 메카로 발전하고 있는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북 페스티벌인데요. 2011년 가을에 시작되어 꾸준히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가을에 열렸던 파주북소리에서는 ‘한글 나들이전’이라는 특별전이 열려 관심을 모았는데요. 오늘은 2012 파주북소리의 메인전시회였던 ‘한글나들이 569: 생활 속의 한글 이야기’의 내용을 묶은 책 ‘한글 나들이 569’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글나들이?2012 파주북소리에서 열린 ‘한글 나들이전(展): 생활 속의 한글 이야기’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한글의 흐림과 역사를 알아보는 특별전이었습니.. 2013. 4. 1.
찌아찌아족과 한글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나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K-pop, 드라마, 한식 등등. 이젠 그 범위도 매우 넓어졌습니다. 우리들끼리만 사용한다고 여겨왔던 ‘한글’도 예외는 아닙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열풍이 불기시작하면서, 관련학과나 시험제도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기억하십니까? 몇 년 전 들려온 ‘찌아찌아족’에 대한 이야기에 크게 감동했던 일을.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이 쓰는 ’찌아찌아어‘를 표기할 문자로 한글을 도입했다는 이야기였는데요. 한국어를 기록하는 언어인줄만 알았던 ’한글‘이 소수민족들의 언어를 기록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작년 말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찌아찌아족이 있는 .. 2013. 3. 7.
'맑스'는 모르지만 '마르크스'는 안다고요? ▣ Karl Marx ; 독일출신 사회학자 '맑스'는 모르지만 '마르크스'는 안다고요?며칠 전 흥미로운 질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맑스에 대해서 알죠?”    “???” 순간 머릿속이 백짓장이 되었습니다.그러자 그분은 제게 질문을 다시 건네셨습니다. “그럼 마르크스는 알죠?”    “그럼요.”“맑스와 마르크스는 같은 사람이에요. 단지 ‘마르크스’는 일본식 발음을 표기한 것이고, ‘맑스’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죠. “ ‘마르크스’라는 이름을 당연하다 여기고 있었는데, 이것이 일본식 발음 표기였다니! ※필독!!!! 오해의 소지를 방지하기 위해 첨언을 덧붙입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립국어원의 Marx 한글표기법 규정은 '마르크스'가 맞습니다. 다음은 국립국어원 트위터의 답변.. 2013. 2. 28.
한글과 민주주의를 말한다 ―<한글 민주주의> 여러분에게 ‘한글’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한국어'는 무엇인가요? 혹시 여러분에게 한글과 한국어의 개념은 그리 큰 차이가 없나요. 혹은 아예 동의어처럼 인식하고 있진 않은가요. '한글'과 '한국어'는 분명 다른 개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둘 사이를 떼어서 생각하지 못하고 있고,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둘을 굳이 떼어놓을 이유는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서... 한글과 한국인, 그리고 우리 민족을 분리하여 생각하는 게 가능할까요?     우리에게 ‘한글’은 무엇인가이 책의 저자인 최경봉교수는 책의 시작을 '우리에게 한글은 무엇인가'라는 글로 시작합니다. 이 책을 펼치자마자 등장한 이 글에 저는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글'은 분명 한국어를 기록하는 문자.. 2013.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