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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한국국대,K-리그, AFC

완벽히 바뀐 서울과 수원,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나

by 이세진 2011. 3. 6.

서울전 추가골 득점 후 앰블럼에 키스하는 오장은@www.kleague.com



드디어 축구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K-리그가 개막했다. 신생구단 광주의 승리와 공격수로 2골을 뽑아낸 김정우의 상주 상무, 윤빛가람의 골로 강원에게 승리한 경남, 이번 시즌 K-리그 1호골을 뽑아낸 모따의 포항과 1-1 비긴 성남까지. 재미있는 경기가 유독 많았던 이번 K-리그 개막전이지만 아무래도 가장 주목받은 경기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였다. 그 어느팀보다 탄탄한 전력보강을 한 K-리그 최고의 라이벌 두 팀의 맞대결이기에 최고의 관심을 받았다.

디펜딩챔피언 서울과 대대적인 선수보강을 벌인 수원이 맞붙는 경기결과에 대한 예상은 누구도 쉽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팀의 일방적인 경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지난 시즌 두 팀은 3번의 맞대결에서 서울이 2승, 수원이 1승을 챙겼고 두 팀이 만난 경기에선 화려한 골잔치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6일 오후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경기는 원정팀 수원의 압도적인 2-0 승리로 끝이났다. 지난 시즌 우승팀 서울과 지난 시즌 전반기를 꼴찌로 마감하며 충격적인 추락을 보여주었던 수원이 완벽히 바뀐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서울 0-2 수원
K-LEAGUE 2011
2011년 3월 6일 일요일 14시

장소 : 서울 월드컵경기장 (서울 홈)
주심 : 최명용
득점 : 게인리히 40분, 오장은 60분(이상 수원)




서울, 지난시즌 우승팀 맞아?  
귀네슈·빙가다감독의 빈자리가 너무 컸던 탓일까.

이번 시즌부터 황보관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성남의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주장 제파로프, 아디, 데얀으로 용병 F4를 구축하며 시즌 시작 전부터 대단한 기대를 모았던 서울이 라이벌 수원에게 너무나도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홈에서 말이다.

지난 시즌 홈에서 '무적'포스를 뽐냈던 서울이 오늘 경기에서는 라이벌 수원에게 완전히 주도권을 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원의 2차례 골장면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실점 위기를 초래했고, 반대로 수원 골문을 제대로 공략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의 홈경기 18연승 기록이 라이벌 수원에 의해 무참히 저지되는 순간이였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니 선수들의 태클도 거칠어졌다. 특히 수비수로의 변신을 노리고 있는 방승환은 옐로우카드를 받은 상황에서도 발을 높이 드는 위험한 태클을 하며 카드누적으로 퇴장당할 뻔한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리그 개막전임과 동시에 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이라는 점을 감안해서인지 최명용 주심은 카드를 더 꺼내들지 않는 모습이였다.




수원, 명가 재건의 희망이 보인다
윤성효 감독 취임 이후 짜밍새 있는 축구로 부활의 조짐을 보이던 수원은 시즌 출발을 서울 원정에서 승리로 장식하면서 산뜻한 출발을 하게 되었다. 게인리히, 최성국, 이용래, 마토, 정성룡 등 공수에 걸쳐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을 두루두루 보강한 수원은 부담스러운 서울 원정경기였음에도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자신들의 홈구장인 빅버드인양 활용했다.

이번 시즌 수원의 캡틴이 된 최성국은 측면에서 리오넬 메시를 보는 것 같은 드리블 돌파로 서울 수비진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고 결국 오장은의 쐐기골을 도왔다. 마찬가지로 선발출장한 염기훈은 날카로운 크로스로 오늘 데뷔전을 치른 우즈베키스탄 용병 게인리히의 데뷔골을 도우며 맹활약했다. 

아시안컵 한국전에서 두 골을 터뜨렸던 적이 있는 게인리히는 데뷔전이였던 오늘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으로 데뷔골까지 만들어내는 모습이였는데, 수비수 앞에서도 볼을 잡고 자유자재로 방향전환을 시도하는 등 뛰어난 개인기량이 돋보였다. 최성국, 염기훈 등 좋은 측면 자원을 가진 수원인 만큼 확실한 골잡이 게인리히의 존재는 수원의 공격진에 무게감을 탄탄히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통곡의 벽' 마토 역시 여전한 기량을 뽐내며 수원의 수비진에 든든히 한 몫을 해주었다. 수원에서만 15시즌을 활약하며 수원의 상징적인 골키퍼였던 이운재의 뒤를 잇게 된 수원의 수문장 정성룡 역시 만족할만한 활약을 했다. 특히 후반전 데얀의 힐킥을 감각적으로 쳐내며 볼 방향을 바꾸는 모습은 매우 인상깊은 장면이였다.

일찌감치 2-0으로 앞서가며 승리가 확실해보이는 상황에서도 일어서서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윤성효 감독의 모습에서 오늘 경기는 수원이 이길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었다.




완벽히 바뀐 서울과 수원,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나
K-리그에서 가장 관중동원력이 뛰어난 서울과 수원. 두 팀은 재미있게도 2011년 K-리그 개막과 동시에 맞붙었고, 지난시즌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으로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수원은 윤성효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차츰 안정이 되어가는 상황이였고, 서울은 지난 시즌 리그 우승 이후 더욱 강력한 전력 보강을 한 상태이지만 황보관 감독 체제로 바뀐 상태.

완벽히 바뀌어버린 서울과 수원 두 팀. 무엇이 두 팀에게 차이를 만들었을까. 
개막전 한 경기만을 보고 두 팀의 전력에 대해 논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확연히 달라진 두 팀의 모습에서 축구팬들은 무언가를 읽었으리라 생각한다. 좋은 선수만 있다고 무조건 이길 수 없는 것이 축구이고, 감독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 지를 말이다.

수원과 서울은 10월 3일 수원 월드컵경기장(빅버드)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때는 두 팀이 또 다른 모습으로 변모해있을까? 

언제봐도 흥미로운 두 팀의 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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