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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

그리스 2-2 북한, 한국 16강의 희망을 보았다

by 이세진 2010. 5. 26.

그리스 2-2 북한


득점자 :
3분 카추라니스, 49분 카리스테아스(이상 그리스)
24분 정대세, 53분 정대세(이상 북한)


26일 오전 3시, 오스트리아에서 그리스와 북한의 평가전 경기가 열렸다. 피파랭킹 12위인 그리스의 압도적인 경기가 예상되었지만 결과는 2-2 무승부였다. 물론 북한이 경기초반 위축된 모습으로 쉽게 선제골을 내주었지만, '인민루니' 정대세가 곧바로 동점골을 만들면서 오늘 경기가 팽팽하게 전개될 수 있었다.


그리스를 상대로 멋진 경기를 펼친 북한
사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그리스가 우위를 점했지만, 북한은 결코 지지않는 경기를 펼쳤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허무하게 실점하기는 했지만, 북한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북한만의 공격을 풀어나갔고 동점골을 득점하는데 성공했다. 그리스와 볼점유율은 대등했으며 100% 완벽한 수비는 아니였지만 그리스의 무딘 공격을 힘겹게 막아내는 모습이였다. 만일 북한이 본선에서 맞붙는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등의 공격수였다면 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상황들도 보였다.



그리스는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는 북한을 상대로 그다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중에 펼쳐지는 공격전개는 오히려 북한이 더욱 위협적인 듯 보였다. 하지만 북한의 비장의 무기는 역시 '세트피스' 였다. 탁월한 신장을 앞세워 세트피스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그리스 공격의 중심이였다. 북한은 그리스 선수들의 높디높은 신장에 세트피스에서는 다소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스 선수들의 큰 키는 북한의 코너킥 상황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북한의 공격은 의외로 매우 날카로웠다. 문인국, 홍영조의 발끝은 매우 날카로웠다. 아쉽게 빗나가거나 골대를 맞고 나오는 장면들도 연출되었다. 특히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뛰고 있는 정대세의 폭발력은 대단했다. 오늘 경기에서만 두 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다만 본선무대에서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을 상대로도 오늘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북한이 그리스와 무승부를 거둔 비결은?
그리스는 오늘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활약할 주전선수들을 대거 기용했지만, 생각보다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유럽예선에서 11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이 되었던 게카스도 선발출장했지만 2골을 폭발시킨 북한 공격수 정대세에 비하면 그다지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못한 듯 하다. 그렇다고 볼점유율에서 우위를 갖는 팀도 아니거니와, 수비진들이 큰 키를 갖춘데 비해서 발이 빠르지 않다는 점은 '한국이 해볼만 하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다만 그리스에게 세트피스 상황을 내주는 것 만큼 위험한 장면이 없다는 것을 각인시켜준 오늘 경기였다.



꾸준한 공격전개를 해나갔던 것도 오늘 경기에서 북한에게 본받을 점이다. 차분하게 패스를 통해서 수비진을 허물어보려는 북한의 시도는 매우 훌륭했다. 거의 골에 근접한 장면도 여러차례 나왔을정도로 북한의 공격진은 그리스 수비진들을 꽤 괴롭힌 듯 하다.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급하게 롱볼을 찬다거나 하는 것은 오히려 자멸을 길이 될 것이다. 그리스의 높디높은 수비진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공중볼을 시도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위험한 지점에서 세트피스 상황을 내준다거나, 필요없는 파울을 범하면서 그리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지만 않는다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그리스전 승산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만 오늘 경기는 '평가전'일 뿐이다. 이 경기를 통해 우리가 간접적으로 자신감을 얻고 경기에 임하는 것은 좋으나, 결코 방심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원정 첫 16강 진출을 기대하며…





▲ 골장면 동영상(정대세 2골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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