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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

2010년 마왕을 알고싶다면 모먼트오브트루스 신해철편을 보자

by 이세진 2010. 3. 8.
지난 모먼트오브트루스 신해철편 1회분 방송을 보고 포스팅을 했던 것이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방송 전 쓰여진 기사들과 실제 방송에서 신해철씨의 발언이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에 불쑥 화가 난 제가 그에 대한 포스팅을 한 것이였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시고 의견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지난번 포스팅을 할 때 상당히 화가 난 상태에서 글을 쓴 터라, 지금의 포스팅과는 다소 어조부터 차이가 보이는군요. 부끄럽습니다... ^^;


지난포스팅>> 독설가 신해철은 언론이 만든 허구의 인물인가 

많은 논란(?)을 낳았던 모먼트오브트루스 신해철편은 2주에 걸쳐 2회분 방송이 되었습니다.

첫회 방송분은 정말 큰 이슈가 되었던 대중수준에 대한 이야기와 불법다운로드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룬 방송이였습니다.
(물론 모두 언론이 지어낸 거짓부렁이라는 것을 우린 이미 지난 포스팅을 통해 충분히 공감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방송분 전에는 신해철이 "서태지보다 음악적으로 뛰어나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언론이 논란을 만들어내려 했지만, 언론의 장난질을 간파한 네티즌들은 신해철에게 비난을 하기 보다는 논란을 만들려고 애쓰던 기자에게 돌을 던지는 새로운 현상(?)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제 포스팅이 한 몫을 한 걸까요? 무리한 생각을 해봅니다... ㅎㅎ


두번째 방송분에서 신해철은 무슨 말을 했나
모먼트오브트루스(진행 김구라)는 단계를 거듭할 수록 더욱 강력한 질문이 등장하며 게스트를 곤혹스럽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곤혹스러운 질문에 진실된 답변을 할 경우에는 상금이 쌓이게 되지만 상당한 이미지 타격이 우려되는 질문들이 많기 때문에 상금을 타가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신해철은 모든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을 했습니다.
기자가 논란을 만들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논란이 되지 않은 서태지 관련 발언도 거침없었죠.

Q. 당신은 서태지보다 당신이 음악적으로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까?
A. 네


김구라 : 뭐 아까도 그런 말씀 하셨습니다만은, 음악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어떤 음악에 대해서 프라이드를 가져야 된다. 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 대상이 사실 서태지라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는 어떤건가요?

신해철 : 아니 뭐..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인데요.

김구라 : 아 그래요, 본인 음악이 더 뛰어나다?

신해철 : 뭐... 제 음악이라기 보다는 넥스트의 음악이죠. 당연히 그럼 낫지, 그럼 아닌가요?

김구라 :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제가 여쭤보는거예요.

신해철 : 아.... 네~

김구라 : 아 그래요? 그러면 신해철씨는 대한민국에서 음악하는 사람들 중에서 그래도 본인 음악이 제일 우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신해철 : 아니요, 사실 그런 개념 없어요. 음악이란거 자체가 수학이나 물리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듣는사람이 주관적으로 '이 음악이 더 좋아'라고 생각하면 그건 결론 난거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내 음악이 서태지보다 낫다, 아니다' 라는데 대한 이야기 자체는 불필요하죠. 근데 비교하는 사람들은 옛날부터 되게 많았어요.

김구라 : 그러니까 대중들은 그렇잖아요. 언론도 그렇고.

신해철 : 되게 많았는데, 근데 그럴때 보면.
'내가 낫지 뭔소리야'라고 그냥 넘기고 음악해야지, 그걸 보면서..
이렇게 들여다보면서 '그래, 과연...' 뭐 이럴 순 없는거잖아요. (웃음)



각종 언론사에서 그렇게 난리(?)를 쳤던 것과는 달리, 그의 발언은 단순히 음악가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낸 것이였습니다. 신해철은 넥스트(N.EX.T)의 리더이기도 한데, 한 밴드의 리더가 "우리의 음악은 ㅇㅇㅇ보다 수준이 낮다"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어디있을까요. 스스로의 음악에 자신감이 없는 뮤지션의 음악을 누가 듣고 싶어 할까요?


2010년 마왕을 알고 싶다면 모먼트오브트루스 신해철편을 보자
2회분의 방송을 본 후 제 느낌은 한 마디로 이렇습니다.
"신해철은 정말 솔직한 사람이였다."

라디오방송을 진행하던 시절에 했던 이야기들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청취자를 대했던 DJ 신해철은 정말 진솔한 사람이였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론 청취자의 한 사람으로서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라디오로 접했던 그의 생각과 다른 내용이 나왔다면 팔랑귀인 저는 그에게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거든요.

2010년 현재, 그는 오랫동안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도 맡고있지 않고 대중들과 직접 소통할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사실 언론을 통해서 걸러진 신해철의 모습은 대중들의 비호감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언론 속에서 보여진 신해철은 뭐 하나라도 곱게 말하는 꼴을 볼 수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모먼트오브트루스에서 직접 시청자와 대면하게 된 신해철의 모습에서 '독설가'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다소 충격적이다 싶은 질문에도 본인의 굳은 소신과 평소 했던 생각들을 편안하게 풀어놓으며 시청자들이 고개를 끄덕이게끔 했습니다.

저는 신해철을 궁금해하셨던 분들께 이번 방송분을 '강추(강력 추천)' 하는 바입니다. 평소 '신해철은 왜 튀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인 마냥 독특한 말만 쏟아낼까' 하고 그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분들께도 이번 방송을 보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저는 '독설가' 신해철의 이미지는 언론이 만든 허구의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의 어조는 굉장히 부드러우며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귀엽기까지(?) 합니다. 물론 이것도 제 주관적인 생각에 불과하겠지만은요.  결코 제 생각을 강요하진 않습니다. 방송을 통해 '직접' 신해철의 말을 듣고 판단하시죠.

그는 결국 모먼트오브트루스에서 2000만원의 상금을 타갔습니다.
1억원까지의 도전은 배가 고프다는 이유로 하지 않았습니다. 마왕 신해철 다운 이유였습니다.ㅎ


모먼트오브트루스에 임한 마왕의 소감은?
의도치 않게 수많은 논란을 낳았던 모먼트오브트루스 신해철편.
2000만원을 획득하면서 방송녹화를 마친 신해철은 방송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신해철 : 한 사람 망가져서 여러사람이 즐거우면, 망가진 보람이 있는거거든요?
더 가다가는.. 어...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도 있을 수 있겠다'
음... 그러면 그만 해야하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에 2000만원에서 도전을 그만뒀죠.)

과연 신해철 다운 소감이였습니다.
그가 애정을 갖고 진행하던 고스트스테이션의 마왕의 모습과도 일치하는 발언이군요.

모먼트오브트루스를 본 후 저는 자신의 음악에 당당한 뮤지션 신해철씨가 더 좋아졌으니 그의 방송출연은 성공적인걸까요?
방송 이후의 신해철씨 생각이 궁금해지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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