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의 퇴장, 리오넬 메시에게 날개를 달아주다

[사진=UEFA] 골 넣고 환호하는 리오넬 메시

코파 델 레이에서 최고의 라이벌 FC바르셀로나를 맞이하여 통쾌한 승리를 거두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던 레알마드리드가 이번에는 FC바르셀로나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것도 두골이나 실점하며 홈팬들 앞에서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리오넬 메시를 꽁꽁 묶었던 페페의 퇴장이 결정적이였다.


카드가 난무하는 엘 클라시코
엘 클라시코는 언제나 기대 이상의 뜨거운 경기를 보여주었다. 최근에 레알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있었던 리그경기에서는 리오넬 메시의 패널티골과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패널티골로 1-1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에서 만큼은 상당히 치열한 양상을 띄며 전세계 축구팬들을 잠못들게 했다.

[사진=UEFA 홈페이지 캡쳐] 두 팀의 경기 결과. 카드수가 경기의 모습을 말해준다

게다가 이번엔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엘 클라시코'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뜨거웠을 경기가,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 특성 덕분에 더더욱 가열되었다. 이 경기에서 카드가 이렇게나 많이 나올것이라는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부분이였을까? 두 팀을 합쳐서 모두 5명의 선수가 옐로우카드를 받았고, 2명의 선수가 레드카드 퇴장을 받았다. 레알마드리드의 무링요 감독도 심판판정에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했다. 퇴장당한 선수 및 감독만 3명. 이 경기에서 나온 카드 수는 이번 엘 클라시코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페페의 퇴장, 리오넬 메시에게 날개를 달아주다
최근 몇년간 레알마드리드는 세계최강의 조직력을 자랑하는 FC바르셀로나에게 번번히 굴욕을 당해왔다. 하지만 무링요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레알마드리드에도 변화의 조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결실을 맺은건 지난 코파 델 레이 결승전. FC바르셀로나와 결승전에서 격돌한 레알마드리드는 호날두의 연장 결승골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그러나 그 즐거움도 잠시,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만난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에게 홈에서 또다시 쓴맛을 맛보게 되었다. 

전반전 경기는 최근 몇년간 두 팀이 보여주었던 경기흐름과 비슷했다. 점유율을 중시하는 FC바르셀로나와 그 틈을 노려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하는 레알마드리드. 0-0 팽팽하게 맞선상태로 전반전 경기가 종료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리오넬 메시를 단단히 마크하며 화제의 인물이 된 '페페' 덕분이였다.

[사진=UEFA] 퇴장당하는 페페

그랬던 페페가 경기 61분 다니엘 알베스에게 무리한 태클을 한 탓에 레드카드 퇴장을 받게되면서 레알마드리드의 전술은 모두 흐트러졌다. 수비를 중시하는 무링요감독의 전술부터가 와장창 무너져내렸다. 홈에서 바르셀로나에게 원정골을 내주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을 레알마드리드였을텐데, 수비의 한 축인 페페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페페의 퇴장은 리오넬 메시의 봉인해제와 동시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 되었다. 메시는 76분, 87분에 연속 두골을 내리 터뜨리며 FC바르셀로나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71분 페드로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은 아펠라이가 골문으로 달려들어가는 메시에게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해주었고, 두번째 골장면은 레알마드리드의 수비진들이 농락당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리오넬 메시의 환상적인 개인역량에서 만들어진 득점장면이였다.


2차전, 누 캄프 원정행 레알마드리드에게 기적은 있을것인가

레알마드리드는 홈에서 열린 1차전 경기에서 2-0으로 완패했다. 그것도 숙적 FC바르셀로나에게. 이들의 2차전 경기는 5월 4일 수요일 3시 45분(한국시간) 바르셀로나 홈구장 누 캄프에서 열린다. 이미 원정 두골이나 넣은 바르셀로나가 쉽사리 레알마드리드에게 골기회를 허용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게다가 페페와 라모스는 출장정지로 이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쉽지 않은 경기이고, 원정인것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상대가 라이벌 FC바르셀로나라는 점이 레알마드리드에게 '포기'를 할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결승행을 떠나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링요 감독은 심판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며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은 이미 FC바르셀로나 차지가 되어버렸다고 언론에 이야기했다. 하지만 레알마드리드가 2차전에서도 무기력하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 보인다. 레알마드리드는 어려운 상황에서 드라마와 같은 기적을 만들어낼 것인가. 아니면 또 라이벌 FC바르셀로나에게 무릎을 꿇을 것인가.

-글쓴이 : 블로거 이세진(http://sejin90.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