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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

[책]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아잔 브라흐마 저)

by 이세진 2015. 4. 13.




※주의: 독후감이나 리뷰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일기스러운 글을 써버렸습니다.



안 그래도 심란하던 마음이 지난 토요일을 지나며 더욱 심란해졌다. 단지 내가 예민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거라고 생각해버리는 것은 너무 가벼이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그걸 가지고 깊이 마음을 쓸 일도 아니란 생각도 들고.

별거 아닌 듯 별일인 일에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마침 금요일 날 집을 나설 때 가방에 넣어둔 책이 생각났다.

카페에 앉아 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을 시켜서 홀짝 거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실은 구입한 지 일주일 즈음 넘은 책이었는데, 기존에 읽고 있던 책들도 많았고 시간도 없었던 터라(이건 핑계다. 인정) 아직 읽지 못했던 책이었다.


책 제목은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제목 한번 독특하다.





몇 달 전 서점을 둘러보다가 독특한 책 제목과 표지 그림에 이끌려서 잠시 펼쳐봤던 책인데, 최근에 구입해 놓고 읽지 않은 책이었다. 대충 보아하니 한 스님이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적은 책으로 보였는데, 베베 꼬인 내게 이 책이 과연 도움이 될까 의심부터 들 정도로 내 마음은 좋지 않은 상태였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이 믿을지 안 믿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평소의 나는 스스로가 대단히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긍정적인 부분을 보면서 살려고 하는 편이다. 하지만 작년에 벌어진 몇 차례의 대형 사건들은 내 마음의 한계를 신이 시험이라도 하는 것인지 의심할 정도로 끔찍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토요일 내게 던져진 작은 돌멩이는 마음에 큰 파장을 일으켜서 나를 휘청이게 만들었다.


당장 이 책도 몇 장 읽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도로 덮어둘 생각이었다. 




당신은 잘 쌓아 올린 98개의 벽돌을 보는 사람인가요?

우리 대다수의 사람들은 '완벽한' 존재는 아닐지라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모습의 내가 될 수 있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위에서 말한 '긍정'적인 마인드에 대한 것,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하는 것, 도덕적이어야 하는 것 등의 따위의 것들 말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진 않다.


이 책의 저자인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특정 종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분이지만, 그렇다고 이 책에 무신론자나 여타 다른 종교 신자들이 읽기에는 부담스럽거나 거리감이 느껴지는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다. 





책의 시작과 끝은 이것이다. 

'당신은 잘 쌓아올린 98개의 벽돌을 보는 사람인가요, 잘못 쌓은 2개의 벽돌을 바라보는 사람인가요?'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스님과 함께 마음 수련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나의 얄팍함과 좁디좁은 마음에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이미 내 마음 속에 답이 척척 들어있기도 할 때는 놀라기도 했다.


아잔 브라흐마 스님이 들려준 108가지의 이야기는 나도 모르게 내 마음속에 자라난 삐죽삐죽한 가시들을 뽑아주었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무척 기분이 상한 채로 남은 주말을 보낼 뻔했는데, 스님 덕분에 평온하고 건설적(?)으로 주말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요새 ‘힐링’이라는 단어가 남발되고 있다보니 이 단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마저 들기까지 하는데, 이 책은 그야말로 나를 치유해주었다.


이 글을 읽으실리 없지만 내가 평화롭게 지난 주말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 아잔 브라흐마 스님께 감사의 말씀을 보낸다.



p.s 책을 읽다보면 그의 스승 '아잔 차'와 제자들에 관한 일화가 다수 등장한다. 

읽으면서 느낀건데.. 위대한 스승은 제자 본인이 훌륭해야 만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아잔 차'처럼 위대한 스승이 있다한들 제자가 그에 미치지 못하면 그 깊은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 이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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