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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EPL

아스날이 '어쨌든 승점 3점'을 챙긴 것은 의미가 있다 [블랙번 1-2 아스날]

by 이세진 2010. 8. 29.

@사진출처 : Reuters Pictures (http://www.daylife.com)


28일 오후, 블랙번의 홈구장 이우드파크에서 블랙번과 아스날의 프리미어리그 3R 경기가 펼쳐졌다. 이 날 경기에서 블랙번은 탄탄한 피지컬을 앞세워 아스날 선수들을 힘들게 했지만, 최근 기량이 만개한 월콧과 러시아특급 아르샤빈의 골에 힘입어 아스날이 2-1 승리했다. 블랙번에게 이긴 것이 아스날에게 특별하다 볼 수 있을까? 물론, 특별하다.



지난시즌 블랙번 원정에서 1-2 패했던 아스날
지난시즌 블랙번 이우드파크로 원정을 갔었던 아스날은 블랙번에게 1-2 패했었다. 로빈 반 페르시의 이른 선제골로 손쉬운 경기를 가져가나 했지만 데이빗 던과 크리스토퍼 삼바가 동점골·역전골을 터뜨리며 역전승을 챙겨갔다. 피지컬을 앞세워 경기를 하는 팀들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는 아스날은 이 날도 엄청난 체구의 삼바에게 골을 허용하며 승점을 얻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었다.

그런데 어제 경기에서 아스날은 이우드파크 원정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 결코 아스날의 경기력이 좋았다고 볼 순 없었다. 캡틴 세스크 파브레가스도 무척 무거워보였고, 로빈 반 페르시는 부상으로 일찍 샤막과 교체아웃되었다. 안드레이 아르샤빈도 여전히 둔한 모습이였으며 신입생 코시엘니는 아직 적응되지 못한 모습으로 실점의 빌미를 만들어주었다. 그나마 월콧이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날아다녔다는 점이 위안거리랄까.

그러나 어제 경기에서 아스날에게 중요한 점은 경기력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어쨌든 승점 3점'을 챙겼다는 부분이다. 경기력이 아무리 좋아도 승점을 챙기지 못한다면 아스날은 우승에 가까워질 수 없다. 지난 시즌 맨유와 첼시, 아스날의 차이는 바로 이러한 부분이였다. 첼시는 말할 것도 없고,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간혹 좋지못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하였더라도 '어쨌든 승점 3점'을 챙겨가며 꾸준히 우승 경쟁을 했었다.

반면 아스날은 첼시, 맨유에 비해 무승부 횟수가 많았고 경기 90분이 다될즈음 동점골을 허용한다거나 역전패를 허용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당연히 승점 3점을 챙겼어야 할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무승부를 기록하거나 의외의 패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아스날의 우승을 방해하는 큰 장애물이였다. 물론 엄청난 부상자 명단 속에서 리그 3위의 성적을 냈던 것 만으로도 대단하기는 하지만, 아스날의 목표가 '우승'이라면 3위에 안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부정적인 면 : 언제나 아스날을 위협하는 세트피스, 부상의 위협
아스날은 탄탄한 피지컬의 선수들이 즐비한 팀을 상대로 줄곧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 블랙번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상대팀의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피지컬 좋은 선수들을 방어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애를 먹곤 했고, 아스날의 세트피스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공중볼이 상대팀의 차지가 되어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나마 이번 시즌 새로운 거너스가 된 마루앙 샤막이 공중볼에 능하다는 것은 아스날에게 긍정적인 부분이다. 아직 팀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지만 아스날이 공중볼에서 취약하다는 점을 샤막이 커버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지난 블랙풀전에서 샤막은 자신의 장기인 헤딩슛으로 데뷔골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아스날의 또 한가지 부정적인 부분은 언제나 부상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쇼크로스의 태클로 큰 다리부상을 입었던 '웨일즈 미드필더' 램지는 연말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시즌 시작과 함께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나스리도 리버풀전의 여파로 작은 무릎 수술을 받게되었고, 벤트너는 여전히 부상 중이며 데닐손은 이제서야 부상을 털고 복귀를 준비중이다. 언제나 부상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점은 아스날의 최대 취약점이다.

남아공월드컵에서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결승무대에서 활약했던 로빈 반 페르시는 오늘 경기 선발 출장했지만 부상으로 일찍 교체아웃 되고 말았다. 부상은 그리 크지 않아보이지만, 이러한 사소한 부분들이 쌓여서 아스날에게는 부담으로 돌아오곤 한다.


긍정적인 면 : 어쨌든 지지않는 아스날, 월콧의 놀라운 발전
리그 3R까지 치른 아스날에게 있어 가장 긍정적인 면은 경기력이 어쨌든 간에 '지지않는 아스날'이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부담스러웠던 안필드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블랙풀전 6-0 완승, 블랙번전 2-1 승리를 챙기며 리그중간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스날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10월 초 첼시 어웨이 경기 전까지 승점 3점을 모두 챙겨놓는 것이다. 아스날의 다음 리그상대는 이청용의 볼튼, 선더랜드, 웨스트브롬위치, 그리고 첼시이다. 아스날이 진정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자 한다면 적어도 첼시전 이전까지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어야 할 것이다. 승점 1점으로 우승의 향방이 바뀌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의 긍정적인 부분은 월콧의 성장이다. 잉글랜드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탈락하며 눈물을 흘렸던 월콧은 이번 시즌 시작과 함께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벌써 4골째를 기록하며 리그 공동선두자리에 올랐다. 월콧은 득점력 뿐만 아니라 프리킥 능력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스날 레전드 티에리 앙리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No.14 시오 월콧이 앙리만큼이나 뛰어난 선수로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어쨌든 아스날이 험난했던 이우드파크 원정경기에서 승점3점을 챙겼다는 점은 우승경쟁에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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