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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국가보훈처

[리뷰] 1910년에서 2010년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다 <1910년 오늘은>

by 이세진 2010. 9. 28.

저는 서점에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수많은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는 서점에 가면 제 마음도 풍요로워지는것 같거든요.

제가 서점에서 주로 둘러보는 분야는 컴퓨터, 외국어, 역사를 꼽을 수 있겠는데요.
요즘엔 국가보훈처 기자생활을 하다보니 한국근대사에 더욱 관심이 가곤합니다.

지난달에도 대형서점에 들렀는데 경술국치 100년을 계기로 쏟아져나온 수많은 책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중 제 눈길을 사로잡은 책 한권이 있었습니다.

그 책은...

 

 

 

<1910년 오늘은> 이라는 책입니다.
1910년 당시에 보도되었던 기사를 중심으로 1910년 한반도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었습니다.
물론 '신문기사'를 통해 역사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재조명하는 노력을 하려는 책들은 이미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1910년 오늘은>은 좀 더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대한제국이 멸망하던 씁쓸하고 아픈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인 듯 합니다.

그래서 조금 정정을 하자면, 기존의 딱딱한 역사책과는 달리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되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1910년에서 2010년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다

1910년의 역사, 참 암울한 시기였습니다. 한 나라가 망해가던 시기, 이 보다 어둡고 슬픈 시기가 있을까요.

중고교시절에도 이 시기의 역사는 너무도 아프다고 느꼈기에 수업시간에 저희를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이나 배움을 받는 우리 학생들이나 모두 분개했었던 기억도 납니다.

아무튼.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두 가지입니다.

 

1) 이 시기의 역사에 대해 너무도 모르는 것 같아서, 공부를 하려고

2) 국가보훈처 블로그에 올릴 글감을 얻고자...(^^;)

 

기사를 중심으로 엮은 책이다보니 상당히 딱딱한 문체일 것이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이 너무나 흥미진진한 것입니다.

'내용이 재미있다' 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기사들의 배치와 작가의 재치있는 글체가 시간가는줄 모르고 책을 읽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 웃었습니다. 기뻐서 웃는게 아니라, 씁쓸해서 나오는 쓴웃음이라고나 할까요.

분명 저는 1910년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그 속에서 2010년 대한민국의 모습이 보이더라는 겁니다.


더 많이 배우고 가진자들의 부패,
국어공부보다는 외국어공부(그 당시에는 일본어)가 우선되는 현실,
아직도 진행중인 과거사 청산 문제.


대한제국이라는 나라는 스러지고 남북이 갈라져 이 땅 위에는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번듯하게 번창하였지만 어째 사회모습은 그때와 별반 다른게 없어 보였습니다.

나라를 위해 힘쓰는 이들은 여러 고충을 이겨내며 힘겹게 삶을 살아가지만,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이 잘먹고 잘사는 아이러니한 세상.

뭔가 많이 씁쓸합니다.

이 책은 비교적 객관적인 기사들을 통해 1910년의 역사적 현장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한편,
일반 서민들의 삶도 기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조명하였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한국 바다에서 일본인이 잡은 고래 수 1000여 마리

-1월 28일 <대한매일신보>


우리나라 앞바다에서 일본인들이 고래를 1000여 마리나 잡아갔다는 짤막한 기사입니다.
많은 생각이 교차하게 되는 기사입니다.

이 처럼 <1910년 오늘은>은 기사들을 통해 1910년 우리의 모습을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사서를 지루하고 따분하다 느끼시는 분들도 쉽게 읽으시고 많은 교훈을 얻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경술국치 100년, '벌써 100년전 일'이 될 수도 있지만 '고작 100년전 일'일 수도 있습니다.
국민들이 똑똑해져야 나라가 강해집니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날, 1910년 이야기를 그린 책 한권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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