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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EPL

아스날, 아스날스러운 승리거두다 [맨체스터시티 0-3 아스날]

by 이세진 2010. 10. 25.

아스날이 25일 오전(한국시간) 맨체스터시티 원정에서 펼쳐진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리그 2위로 올라설 수 있기도 했고, 우승경쟁에 중요한 격전지가 될 것이였던 만큼 매우 중요했던 경기였다. 특히 두 팀의 미묘한 관계 속에서 경기는 상당히 거칠게 진행되었다.

맨체스터시티 0-3 아스날

장소 :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맨체스터시티 홈)

득점 : 나스리 20분, 송 66분, 벤트너 87분(이상 아스날)
-4분 맨체스터시티 보야타 퇴장
-41분 파브레가스 패널티킥 실축 (조 하트 선방)


   맨체스터시티  아스날
 슈팅 (유효슈팅)  10 (4)  15 (7)
 파울  11  12
 코너킥  6  7
 오프사이드  3  2
 볼 점유율  35%  65%
 옐로우카드  2  4
 레드카드  1  0
 골키퍼 선방  4  4




@사진출처 : AP PHOTO (http://www.daylife.com)


경기시작 4분만에 맨시티 보야타의 퇴장… 맨시티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경기는 시작과 함께 매우 팽팽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맨시티의 캡틴 테베즈는 파괴적인 드리블과 스피드로 아스날 수비진을 위협했다. 이제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다비드 실바, 야야 투레 등도 아스날에게는 부담이였다. 그런데 의외의 변수가 발생했다. 경기시작 4분만에 맨시티 보야타가 퇴장을 당하게 된 것이다. 파브레가스가 교묘하게 찔러준 패스가 맨시티의 수비라인을 뚫고 흘러갔고, 샤막이 단독찬스를 맞은 상황에서 보야타가 무리한 태클을 범했기 때문이다.

홈에서 아스날을 상대로 승리가 간절했을 맨시티에게 정말 예상치도 못한 변수였다. 게다가 너무 이른시간이였다. 아스날은 원정경기임에도 수적우세를 바탕으로 위협적인 공격을 풀어나갔다. 다만 기존 아스날이 보여주었던 빠른 패싱게임 보다는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안정적인 경기를 만들어내려고 했다. 피지컬적으로나 개인기량면으로나 얕잡아볼 수 없는 맨체스터시티를 상대로 무작정 공격을 퍼붓는 것은 무리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였을 것이다.

결국 전반 20분 사미르 나스리의 멋진 선제골이 터졌다. 패널티박스안에서 아르샤빈과 패스를 주고받은 나스리가 패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조 하트가 지키고 있는 맨시티의 골문을 열었다. 그리 쉬운 각도가 아니였음에도 나스리의 정교한 슈팅이 돋보였던 장면이였다.



파비앙스키, 숨은 MVP
두 팀은 옐로우카드만 8장, 레드카드 1장이 나올정도로 거친 경기를 보여주었다. 경기의 중요성도 중요성이지만, 아데바요르 사건 등으로 민감한 부분이 있는 두 팀이였던 탓인지 경기초반은 상당히 과열된 양상을 보여주었다. 아스날의 선제골이 터진 이후에도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1명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있는 맨시티의 홈이였기 때문이다. 수적열세에서 볼점유율을 높게 가져가지는 못했지만, 적은 기회를 빠르게 역습으로 가져간 맨시티의 공격은 파비앙스키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최근 파비앙스키의 폼이 심상치가 않다. 아스날 No.1 골키퍼 알무니아가 부상으로 빠져있는사이 자연스럽게 주전자리를 꿰차게 되었는데, 지난 여름 끊임없는 골키퍼링크가 났었던 것에 자극을 받았는지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뭐 다른 팀 골키퍼의 활약이라면 그리 놀랍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최근 몇시즌동안 가장 골키퍼 논란이 거셌던 아스날의 수문장이 좋은 활약을 해준다는 것은 관심이 갈만한 대목이다.

파비앙스키는 오늘 경기에서 맨시티의 위협적인 슈팅을 안정적이게 처리했다. 볼캐칭도 좋았고, 믿을 수 없었던 펀칭장면도 보여주며 알무니아를 밀어내고 주전자리에 안착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아스날이 다가오는 겨울이적시장에서 골키퍼를 영입할 것이다.' 라는 소문도 무성했던 가운데, 파비앙스키가 아스날의 No.1 골키퍼로 올라설 수 있을까.



파브레가스의 PK 실축…
수적 열세에도 아스날에 맞서 팽팽하게 싸우던 맨시티는 경기 40분 또한번 치명적인 파울을 범하고 만다. 콤파니가 패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잡는 세스크를 밀치면서 PK 기회를 내줘버린 것이다. 최근 세스크가 부상으로 빠져있는 동안 PK 전담키커는 나스리였지만, 오늘은 아스날 PK 전담키커 세스크가 있었기에 파울을 얻어낸 세스크가 직접 차게 되었다. 그런데 상대 골키퍼는 잉글랜드 최고의 기대주 조 하트. 하트는 파브레가스의 슈팅 방향을 잃고 멋지게 선방을 해냈다. 이 골만 들어갔다면 아스날이 완벽하게 분위기를 빼앗아올 수 있었는데, 오히려 분위기가 맨시티쪽으로 역전되버리고 말았다.


@사진출처 : Getty Images (http://www.daylife.com)


하지만 송의 결정적인 쐐기골과 벤트너의 축포까지!
1-0으로 전반전이 마무리되고 시작된 후반전. 경기결과에 쐐기를 박았던 건 아스날의 알렉스 송이였다. 알렉스 송의 골장면은 그야말로 '아스날스러운' 모습으로 만들어진 골이였다. 왼쪽에 있던 르샤빈이 반대편의 나스리에게 크로스를 해주었고, 뒤에있던 세스크가 다시 패스를 받아내고, 패널티박스 안에있던 샤막이 볼을 잡았다가 흐른 볼을 송이 그대로 슈팅을 가져가면서 멋진 골을 만들어냈다. 1-0이라는 스코어가 불안했던 아스날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의 골을 만들어낸 것이였다.

송의 결정적인 득점 이후로 맨시티는 급격히 저하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10명이서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체력적 부담도 있었을 것이고, 2-0이라는 스코어차가 경기의지를 흐려놓았을 것이다. 결국 아스날은 후반 83분 샤막과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은 벤트너가 87분 골을 터뜨리면서 맨시티 원정경기에서 축포까지 쏘아올렸다.



2위에 올라선 아스날, 아직 갈길은 멀다
맨시티원정에서 대단한 완승을 거둔 아스날은 승점 17점으로 2위에 올랐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맨체스터시티가 승점 17점으로 같지만, 골득실에 앞서 2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아스날과 '북런던' 라이벌관계인 토틑넘도 승점 15점, 이번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웨스트브롬위치도 승점 15점으로 5, 6위에 랭크되어있다. 2위부터 6위까지 매우 촘촘한 승점차이를 두고 있기 때문에 한 경기의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기에 충분한 구조이다.

2위를 탈환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안전한 위치의 2위가 아니므로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우승경쟁을 생각한다면 첼시와의 승점차가 아직 5점이나 난다는 점도 부담이다. 오늘의 승리는 분명 값진 승리이지만, 아스날은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생각해보면 시즌 9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경기에서의 모습들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아스날의 부상자들이 속속 복귀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월콧, 벤트너가 이미 복귀를 했고 장기부상을 입었던 램지와 아스날 No.1 스트라이커 반 페르시도 11월안에는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첼시는 승점 22점으로 단독 1위질주를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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