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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UEFA 챔스

아스날, 바르셀로나 꺾으며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by 이세진 2011. 2. 17.
국내외 대부분의(아니 거의 모든) 축구전문가들은 바르셀로나의 우세를 점쳤다.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아스날 홈에서 열리지만, 그마저도 무시되고 바르셀로나의 절대적 우위가 점쳐졌다. 아스날 선수들과 벵거감독 조차도 객관적인 열세에 놓여있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거너스군단이 카탈루냐 챔피언 FC바르셀로나에게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16강 1차전의 승리, 홈에서의 승리, 역전승, 그리고 절대 이길 수 없을것같이 보였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한 승리라는 점 등 이번 승리는 아스날에게 여러가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이상 어리지만은 않은 거너스군단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아스날 2-1 바르셀로나
2010/11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아스날 홈)

득점 : 반 페르시 78분, 아르샤빈 83분(이상 아스날), 비야 26분(이상 바르셀로나)

 




전반전, 완전히 바르셀로나에게 주도권을 내준 아스날
킥오프 이후 아스날은 홈팀 답게 먼저 기선제압에 나섰다. 로빈 반 페르시가 여러차례 슈팅을 가져갔고, 스피드를 활용한 월콧의 돌파도 꽤 위협적으로 보였지만 아스날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것은 초반 10분 남짓. 그 이후 아스날은 원정팀 바르셀로나에게 완전히 페이스를 내주었다. 볼 점유율을 내준 것 뿐만 아니라, 겨우 볼을 뺏어와서 역습을 전개하려다가도 바로 커팅을 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초반에만 '반짝' 몰아치던 아스날은 전반 26분 다비드 비야에게 허무하게 골을 내주며 끌려가게 되었다. 메시의 환상적인 쓰루패스가 아스날의 수비진을 모조리 붕괴시켰다. 완벽한 온사이드 상황에서 터져나온 골이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골을 넣지 못한 아스날은, 비야의 골로 분위기가 한순간에 가라앉은 모습이였다. 바르셀로나의 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바르셀로나의 일방적인 패싱플레이가 이어졌다.

아스날에게도 꽤 위협적인 공격찬스가 나왔지만, 로빈 반 페르시의 슈팅이 매번 높게 떠버리고 말았다.


@Getty Images


후반전, 반 페르시와 아르샤빈이 만들어낸 드라마
후반전도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가 계속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했다. 경기 볼 점유율이 3.5:6.5 였다는 점은 이번 경기가 어떤 모습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이다. 하지만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던 바르셀로나에게도 부족한 것이 있었으니, 그 압도적인 우위의 경기 속에서도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는 점이였다. 선제골을 넣은 다비드 비야는 68분 케이타와 교체되었다.

비야의 아웃과 함께 아스날은 아르샤빈이 송과 교체되어 들어왔다. 경기 77분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 원정경기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있는 벤트너가 월콧과 교체되었다. 경기가 반전된 것은 교체요원들이 투입된 이때부터. 볼 간수능력이 탁월한 아르샤빈이 투입되자 이전보다 아스날이 공격시도를 하는 장면이 잦아졌다. 결국 78분, 아르샤빈과 패스를 주고받던 클리쉬가 전방으로 볼을 톡 차서 올려주었고, 반 페르시가 전혀 슈팅 각도가 없는 위치에서 멋진 슈팅으로 발데스가 지키는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갈랐다. 워낙 슈팅 각도가 나오질 않는 위치였기 때문에 크로스를 올릴 것이라 예상되었는데, 반 페르시가 엄청난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반 페르시의 골은 동점골 의미 이상이였다. 홈에서도 바르셀로나에게 '농락'을 당하는 모습이였던 아스날에게 '경기가 해볼 만 하다'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었기 때문이다. 반 페르시의 골로 기세를 올린 아스날은 83분,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아르샤빈의 골은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킬패스로부터 시작되었다. 파브레가스는 부상 복귀 이후 바로 선발출장한 나스리에게 멋진 킬패스를 넣어주었고, 나스리는 세명의 수비수 앞에서도 패널티박스 안까지 드리블을 하다가 옆으로 살짝 패스를 흘려주었다. 이때 뒤에서 뛰어들어오던 아르샤빈이 환상적인 슈팅으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바르셀로나는 경기를 지배했지만, 경기를 이긴 것은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거너스였다. 




데뷔전 치른 슈제츠니, 준수한 활약
한편 아스날의 골문을 지킨 폴란드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제츠니는 오늘 경기에서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데뷔전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 슈제츠니. 어쩌면 너무나 가혹한 데뷔전이였을지 모르겠지만, 벵거감독이 슈제츠니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 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경기에서 슈제츠니는 꽤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행복한 챔스 데뷔전을 만들었다. 세계최고의 공격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단 한골을 내주었던 것은 슈제츠니의 훌륭한 골키퍼 역할 수행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슈제츠니는 아스날의 골이 터지자 그라운드에 앉아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슈제츠니 뿐만 아니라 신입생 코시엘니의 활약도 돋보였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에게 스피드싸움에서 지지않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정적인 실점위기에서도 침착하게 볼을 처리하는 모습이였다.

잭 윌셔, 세계적인 슈퍼스타 될 역량 갖췄다
아스날 선발 선수들 중 단연 돋보였던 것은 잭 윌셔였다. 중요한 골들을 넣은 로빈 반 페르시, 안드레이 아르샤빈도 물론 훌륭한 활약이였지만, 당찬 잭 윌셔의 모습은 세계적인 스타 탄생을 예고하는 듯 했다. 엄청난 압박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안정적인 볼 컨트롤을 보여주었고, 오히려 파브레가스보다도 좋은 폼을 과시하며 왜 자신이 아스날의 미래인지를 입증해보였다.



아스날, 8강 진출 가능할까?
아스날의 2-1 역전승으로 끝난 두 팀의 2차전 맞대결은 오는 3월 9일 누 캄프에서 펼쳐진다. 아스날은 무승부만 거두어도 8강 진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오늘 옐로우카드를 받았던 바르셀로나 센터백 피케는 카드 누적으로 2차전 경기에 결장한다. 반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퇴장을 당해서 오늘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아스날 라이트백 사냐는 2차전에서는 출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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