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리뷰 및 후기

오연호대표, "노무현대통령은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이였다"

by 이세진 2009. 8. 3.

지난 30일 오후,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는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의 저자인 오마이뉴스 오연호대표의 강연회가 얼렸다. 각종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정치사회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는 그의 책 만큼 나는 오연호대표가 왜 이 책을 썼는지, 인터뷰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바들은 어떠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88년 기자생활 시작… 91년 월간지 《말지》 기자로 국회의원 노무현을 인터뷰하다
그는 오마이뉴스 대표이기도 하지만, 베테랑 기자이기도 하다. 오마이뉴스가 완전한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질 때가 되면, 다시한번 제대로 기자생활을 하고 싶다고 밝힐 만큼 기자일에 애착을 갖고 있는 그는, 91년 월간지 《말지》의 기자로 국회의원 노무현을 처음 인터뷰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버릴 준비"가 되어있던 사람
오대표는 노무현대통령을 처음 인터뷰 했던 기억을 '자신을 버릴 준비가 되어있던 사람' 이라고 회상했다. 명예와 신뢰를 중요시 했던 국회의원 노무현은 국회의원직을 내던질 각오가 되어있던 사람이였다고 한다. 특히 당시 91년 인터뷰기사의 주요 내용이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였던 것을 보면 그와 언론의 싸움은 꽤나 질기고 오래된 싸움이였다는 것이라는게 보여진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의 저자, 오마이뉴스 오연호대표



김대중 대통령 "민주주의를 잃어가는 국민이 불쌍하다."
책의 추천사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쓴 일은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이 책이 더욱 주목받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왜 그는 이 책의 추천사를 쓰게 되었을까?

오대표는 일명 '잃어버린 10년'으로 김대중대통령과 노무현대통령이 묶여있지만, 비슷한 면모도 많고 충돌한 부분도 많은 두 정부이기도 했으며 추도사를 준비했었지만 무산으로 돌아간 김대중대통령에게 이 책의 추천사를 부탁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오대표는 김대중대통령이 최근의 현실에 대해 "민주주의를 잃어가는 국민이 불쌍하다"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오대표는 지난 두 대통령에 대해, "적어도 최선을 다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3일간의 인터뷰, 의외로 '반성'이 많았던 답변에 놀라다
임기말 대통령, 이미 대부분의 여론과 평가가 정해져있던 그 시기에 오연호대표가 노무현대통령을 인터뷰를 하고자 했을땐 '2~3시간' 정도의 인터뷰를 기대했는데, 그 인터뷰는 '3일 간의 긴~ 인터뷰'가 되었다고 한다. 내심 같은 사안을 두고 다른 의견으로 부딪혀 말다툼을 한다거나 하는 상황을 걱정하기도 했는데, 의외로 반성하는 듯한 답변이 많아서 오대표는 놀랐다고 한다. 특히 '한나라당 대연전' 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그건 내가 잘못한거다."라며 쉽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듯 하기도 했지만, 본인의 정치철학에 대해서는 확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동안 노무현대통령의 인터뷰를 해왔던 이야기를 하는 오연호대표



깨어있는 시민과 제대로 된 언론이 있다면 두려울 게 없다
오대표는 정치권력보다 시민권력이 더욱 강해지고, 더욱 촘촘한 시민권력과 제대로 된 언론이 존재한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20대 강연참가자가 "최근 이러한 공부보다는 취업공부에 매진하는 20대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끔 하는 방법"에 대해 묻자, 20대 역시 다른 세대와 다르지 않게 '자연스럽게 양심에 반응하는' 세대일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거대언론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지 말고, 스스로 개개인을 작은 언론이라 생각하며 가지치듯 많은 공부를 하면 시민권력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거라고도 언급했다. 최근 번져나가는 블로그 열풍 또한 작은 언론의 하나이며,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이런식으로 시민들이 정치에 대해 공부해나가는 것은 단순히 시민권력의 확대 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이 정치할 맛 나는 세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노무현대통령은 재평가 되어야 한다
노무현대통령의 서거 이후 그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각종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노무현' 관련 서적들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 증거라면 증거이다. 그의 마지막 결정에 대해 '무모하고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고, '신뢰와 명예를 중요시했던 승부사 노무현의 마지막 승부'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최후의 선택에 대한 평가 보다는, 대통령 노무현이 했던 정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바보 노무현', 즉 서민들과 가까웠고 인간적이였던 대통령으로만 회고될 뿐 오히려 그의 정치적 능력은 '무능'했다고까지 평가되버리기도 한다.

'바보 노무현'으로 평가되기보다는 정치인 노무현으로서, 대통령 노무현으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재평가할 수 있는 시민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의 정치철학을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한 재평가는 앞으로의 대한민국 정치에 있어 반드시 빛과 소금이 될 것이다. 그가 잘한 부분은 잘한 부분데로, 못한 부분은 못한 부분데로 말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수백갈래로 나뉠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는 다른 평범한 정치인과는 다른 특별한 정치인이였음에는 틀림없던 것 같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