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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연과 음악

신해철과 홍대번개? 일요일밤의 특별한 추억

by 이세진 2010. 8. 30.


일요일 밤, 여러분은 뭘 하시나요?


최고 인기 오락프로그램 개그콘서트를 시청하는 분들도 계실것이고, K-리그와 유럽축구의 매력에 푹 빠져계신분들도 많으실겁니다. 저도 이러한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달인 김병만씨 등이 나오는 개그콘서트를 보거나, 선호하는 축구팀의 경기가 있으면 축구중계를 찾아봅니다. 가끔은 직접 경기장을 방문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의 8월 마지막 일요일은 조금 달랐습니다.


"신해철(넥스트 N.EX.T) 홍대에서 2시간 뒤 공연시작. 올사람은 빨리 오세요"
어제는 K-리그 포항-울산전을 시작으로 이청용 선수의 볼튼 경기, 리버풀-알비온, 선더랜드-맨시티 등의 EPL 경기부터 라리가 개막으로 바르셀로나, 레알마드리드의 경기까지 있었습니다. 때는 8월 29일 일요일 오후 8시쯤, 저는 포항과 울산의 팽팽한 맞대결을 보고 있었습니다. TV중계가 없어서 어렵사리 인터넷을 통해 보고있기는 했지만, 경기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그런데 제게 문자 한통이 날아왔습니다.


"신해철, 홍대 모클럽에서 2시간 뒤 게릴라콘서트 시작. 올사람은 빨리 오세요"
(내용이 다소 다릅니다. 아무튼 이러한 내용이였습니다.)

머리가 띵~ 했습니다. '어? 이거 무조건 가야되는데… 홍대면 시간도 얼마 안걸리고... 당장 이청용선수의 선발소식이 알려진 볼튼경기가 있기는 하지만, 이 공연 웬지 놓쳐선 안될 것 같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지금 축구가 중요하냐!! 일단 나가고 보자!!' 하는 생각까지… 그래서 저는 느닷없이 일요일 밤중에 짐을 부랴부랴 쌉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공연이였는데, 마음이 벌써부터 설렙니다.


작은 클럽에서 만나는 넥스트, 뭔가 다른 느낌?
부리나케 홍대를 찾았습니다. 길치인 저였지만, 어제는 정말 기적적(?)으로 길을 빨리 찾았습니다. 티켓을 구입해야하나 해서 안내소를 힐끔 쳐다봤는데, 특별히 티켓구입을 하지 않아도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즉, 공연은 무료였습니다.

그리하여 공연장에 들어섰습니다. 매우 작은 클럽공연장이였습니다. 넥스트의 공연은 항상 대형공연장에서만 보았던 것 같은데, 이러한 공연장에서 넥스트를 보는것은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였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클럽이다보니 어떤 관객들은 담배를 태우며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우지도 못하고, 비염까지 달고있는터라 담배냄새를 질색하는 사람입니다. (그냥 '기분상 싫다' 라는 수준이 아니라 담배냄새를 맡으면 심장이 조여오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공연을 보기위해 어쩔 수 없이 꾹 참았습니다. 뭐 공연이 간절히 보고 싶으면 그리 싫어하는 담배냄새도 참을 수 있게 되더군요. 신기했습니다....ㅎ

시간이 조금 흐르고 하나 둘 넥스트 멤버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기타 No.1 김세황이 내 앞을 지나칩니다. 내 눈앞에 서서 뭐라뭐라 말을 주고받고 있는데, 참 신기한 기분입니다. 지현우의 형이라고도 알려진 키보디스트 지현수씨가 느닷없이 제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그땐 괜히 먼산만 바라봤는데, 지금와서 싸인이라도 하나 받을걸 후회합니다. (ㅋㅋ) 지현수씨는 이번 추석에 SBS 추석특집극 <당신의 천국>에도 출연한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강렬한 넥스트 멤버들의 연주와 함께, 뒤에서 보컬 신해철이 걸어나왔습니다. 바로 제 뒤에 서있다가 걸어나왔는데,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을 비좁은 클럽에서 보는 느낌! 굉장히 색다른 기분입니다. (클럽이 굉장히 좁았거든요.)





한 여름밤의 꿈: 넥스트와 함께한 한 8월 마지막 일요일
신해철씨가 원래 정규공연에서도 그리 부수적인 말을 많이 하시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은 더더욱 특별한 말없이 노래만을 들려주었습니다. 지난 2008년 말 발매되었던 넥스트의 6집앨범 수록곡 <Eternal Winter Suite>의 웅장한 사운드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 공연에 대해 뭐라뭐라 구체적인 설명을 해줄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한 부가적인 설명은 전혀 없었습니다. 말그대로 '게릴라콘서트'이였던거죠.

바로 <Immigrant song>, <Hell's bells>, <Neon knights>가 이어졌습니다. 넥스트만의 파워풀한 분위기와 무대매너가 돋보였습니다. 클럽공연은 매우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큰 무대도 아니였고, 화려한 조명도 아니였지만 음악이 모든 것을 커버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 어제의 상황에선 오히려 작은 무대와 작은 공연장, 편안한 복장의 넥스트와 관객들이 더욱 매력적이게 다가왔습니다.



이 곡들이 끝난 후, 보컬 신해철이 드디어 말문을 열었습니다. 데뷔 20년차 신해철은 "공연 끝났는데요~? 끝난거임!" 이라는 의외의 말을 쏟아냈습니다. 넥스트가 결성한지 얼마안된 무명밴드여서 연습한 곡이 이것밖에 없다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ㅜㅜ...ㅋㅋㅋ) 신해철은 넥스트가 아직 신인밴드(?)여서 자작곡을 연주하기 부끄럽다는 말로 다시 공연을 이어갔습니다. 넥스트가 자작곡 빼면 뭐가 남을까요......ㅎㅎ

아무튼 넥스트는 넥스트 2집의 <이중 인격자>, 넥스트 4집의 <The Power>를 부르는 것으로 공연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중 인격자와 The Power를 함께 부르는 것은 원래 넥스트 공연의 주요 레파토리입니다. 곡 발표년도가 차이가 나는 두 곡이 꽤 잘 어울린다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이제는 두 곡이 떨어져있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니까요. 다음곡은 넥스트 3집 수록곡 <The age of no god> 이였습니다.

드디어 넥스트 게릴라콘서트의 마지막곡, 제목은 아직 잘모르겠습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신곡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이 곡, 굉장히 몽환적입니다. 어제 공연에서 가장 인상깊은 곡이 바로 이곡이였습니다. 드럼비트위에 얹어진 독특한 기타 멜로디가 상당히 독특했습니다. 이 곡에서 기타리스트 김세황의 기타주법은 다소 특이했습니다. (알고보니 베이스를 연주하듯 기타를 연주한 것이라고 하는군요. 듣고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공연에서 부른 곡들의 제목은 kirke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신곡을 미리 들어보는 기쁨을 맛보는 것을 끝으로 공연은 끝이났습니다. 하루빨리 넥스트의 신보를 들어볼날이 있었으면 합니다. 특히 어제 들었던 그 마지막곡, 꼭 다시한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8월 마지막 일요일, 예상치못한 멋진 공연과의 만남.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보았던 밝은 달까지.
행복했던 8월의 마지막 주말이였습니다. '한 여름밤의 꿈'이란게 바로 이런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멋진 게릴라콘서트 보여주신 넥스트에게 감사함을 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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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뷰베스트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더욱 특별한 것...
신해철님께서 직접 트위터에 링크를 걸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글 쓴 보람이 느껴지는군요!! ㅎㅎ

-신해철님 트위터 링크

http://twitter.com/cro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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