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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연과 음악

신해철 언플러그드 콘서트에서 불쾌감 발언, 왜 욕먹어야하지?

by 이세진 2010. 12. 25.
24일 오후 8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는 N.EX.T(보컬 신해철)의 언플러그드 콘서트가 펼쳐졌다. 넥스트는 기존의 공연과는 상당히 다른 컨셉의 색다른 모습으로 공연을 펼쳤다. 24일은 공연을 준비하는 리허설을 펼친다는 컨셉, 25일에 펼쳐지는 공연은 24일에 리허설한 무대를 잘 꾸며 뮤지켤 형식으로 보여준다는 컨셉이였다. 24일 오후에 펼쳐진 공연은 바로 리허설무대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편안한 무대로 꾸며졌다. 컨셉 때문인지 24일 공연을 본 사람들은 25일 공연을 봐야 직성이 풀릴듯한 느낌이였다.

Last Christmas로 시작한 공연은 나에게 쓰는 편지,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때,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It's Alright, Growing Up, Jazz Cafe, 안녕, 그대에게, 해에게서 소년에게 등 수많은 명곡들로 채워졌다. 색다른 공연 컨셉과 새로운 편곡 등으로 이제껏 보지 못했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언플러그드 공연으로 편안한 공연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펼쳐졌다면, 공연 후반에는 본래 넥스트의 모습대로 파워풀한 무대가 꾸며졌다.





신해철의 '링딩동' 발언, 대체 왜 욕먹어야 하는가?
한편 신해철은 공연도중 자신의 생각들을 편안하게 풀어놓는 시간을 많이 갖기도 했다. 특히 샤이니의 '링딩동'과 신해철이 21세때 만들었던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때'의 가사가 비교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갖고 있다는 말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댓글반응이 상당히 비난조인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어제 공연에서 신해철이 한 말은 분명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온 따뜻한 발언이였는데, 대체 왜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다음은 신해철이 한 말을 그대로 받아적은 부분이다. 자신이 음악을 만든 목적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했던 것인데, 왜 이것이 후배가수를 깎아내리는 곳에 이용되어야 되는지에 대한 불쾌감일 뿐이지 어떠한 부분에서도 욕먹을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왜 대체 그가 이 발언에 대해 욕을 먹어야 할까?


신해철의 샤이니 비교 불쾌감 발언 전문


신해철 :
(21세에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때'를 제작했던 이야기를 하면서....)

그랬더니, 인터넷에...
'신해철 21살때 쓴 가사와, 샤이니 링딩동 비교' (라고 나오더군요.)

....

제가 생각할 때는 21살짜리 자의식 과잉인 소년과 청년의 중간에 있는 남자애가 만든 가사와 한창때인 아이돌들이 즐겁게 부르는 링딩동 사이에 어떠한 가치의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 음악을 만들고나면 음악은 우리것이 아니잖아. 만들긴 우리가 만들었어도, 그걸 누군가가 듣는다. 그래서 자기 기억이 들어가고, 자기 추억이 들어가서 그 사람 노래가 되는거지. 그래서 세상에는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때'가 수천만개 존재하게 되는거지. 수천만개까진 아니고.. 수만개쯤? (웃음)

....

음악을 만들때의 그 음악의 목적이 남을 비웃고 업신여기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닌데
'내가 만든 자식(음악)을 데려다가 인터넷에다가 죄없는 아이돌그룹을 빈정대는데다 쓴다....' 라는건 싫죠.

그럼 나는 그걸(샤이니의 링딩동과 비교하며 샤이니를 폄하한 것) 보면서 좋아할까요?
기분 무척 나쁩니다.


'샤이니 링딩동'과의 비교에 대해 '자신이 음악을 만든 목적'에 반하는 것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낸 신해철은 이어서 서강대의 '명예졸업장'을 정중히 거절한 이야기가 타블로를 깎아내리는 말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유행가에 대한 신해철의 생각
한편 신해철은 유행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가 공연에서 했던 말들은 진심과 겸손함이 담긴 말들이였으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도시인'의 가사에 대해 언급을 하였는데, 도시인이라는 노래에 등장하는 '삐삐'가 이미 사라진 지금에도 그 예전 시대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음에 감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해철의 '유행가'에 대한 생각


신해철 :
넥스트를 하면서 만든 음악들이, 흔히 말하는 '유행가 이상의 음악을 만들고있다' 라고 생각을 하지만..
결국 우리가 해온 작업은 조금더 수명이 긴 유행가를 만든거다.

....

그러므로 결국은 3개월 나왔다가 없어지는 노래도 있지만, 그러면 결국엔 불멸에 관하여도 없어질 것이고.
껍질의 파괴도 잊혀질 것이고. 결국 이 모든 노래들은 잊혀질 것인데.

그러므로 잘났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냥 조금 순화한 서클이 긴 유행가를 만들었다는 데에 대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고 잘났다고 할 것도 없으니...


....



'리허설' 컨셉으로 진행된 넥스트의 24일 공연에 대해 신해철은 공연 초반부에 "난 투명인간 되면 어렸을때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조용필 공연 리허설 뒤에서 숨어서 보는 거였어. 공연은 돈 내고 볼 수 있어. 리허설은 누구만 볼 수 있는줄 아니? 친구만 볼 수 있어." 라는 말로 공연 컨셉을 설명했다.

편안하고 진솔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공연속에서 나온 진심어린 말들이 대중들에게 왜곡되어 전달되는 것이 안타까워서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대중들이 언론에서 비춰진 단편적인 모습만을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더 안타까운 점은 어제 공연의 주는 '음악'이였는데 엉뚱하게 '말'적인 부분만이 이슈화 되었다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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