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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EPL

'레이나 자책골' 양팀 골키퍼가 만들어낸 극적인(?) 무승부 [리버풀 1-1 아스날]

by 이세진 2010. 8. 16.

리버풀 1-1
아스날

@사진출처 : Reuters Pictures (http://www.daylife.com)


득점자
은고그 46분(이상 리버풀),
페페 레이나 자책골 90분(이상 아스날)


옐로우카드 :
제라드 73분(이상 리버풀),
윌셔 41분,
로시츠키 85분,
코시엘니 90분
레드카드 :
조 콜 45분(이상 리버풀),
코시엘니 카드누적 90분(이상 아스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10. 8. 16
장소 : 안필드 (리버풀 홈)

주심 : Martin Atkinson



16일(한국시간)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에서는 리버풀이 아스날을 홈으로 불러들여 시즌 첫경기를 가졌다. 10/11 시즌 1R 경기 중 가장 주목을 받았던 리버풀과 아스날의 경기는 양팀 골키퍼가 경기를 결정지어버렸다. 특히 경기내내 환상적인 선방으로 리버풀 골문을 지키던 레이나가 자책골로 실점을 허용한 것은 레이나에게나 리버풀에게나 매우 뼈아픈 일이 되버렸다.


팽팽했던 전반전… 이적생 조 콜의 퇴장
안필드에서 만난 두 팀은 전반전 상당히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아스날이 볼 점유율을 다소 높게 가져갔지만 이는 플레이 스타일 상의 차이이기도 했다. 아스날은 아기자기한 숏패스로 리버풀을 공략했고, 리버풀은 정확한 롱패스로 은고그의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아스날은 평소 아스날이 보여주었던 만큼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진 못했고, 리버풀은 은고그각 번번히 오프사이드에 걸리며 득점기회를 놓쳤다.

사실 두 팀은 현재 정상적인 스쿼드가 아니다.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선수나 부상으로 인해 오늘 선발라인업으로 뛸 수 없는 선수들이 상당히 많았다. 리버풀은 캡틴 제라드가 A매치에서 활약하고 돌아오자마자 선발출장하였고, 월드컵우승팀 스페인의 토레스는 결국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아스날 역시 월드컵 결승무대에 참여했던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결장을 했고 로빈 반페르시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송, 데닐손, 벤트너, 램지와 같은 선수들은 크고작은 부상을 안고 있었고 안필드의 사나이였던 안드레이 아르샤빈은 A매치 러시가 국가대표팀 활약을 위해 러시아 원정을 다녀오자마자 선발로 경기에 나선 상황이였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선수들의 세밀한 볼터치나 패스에서 종종 미스가 나는 장면들이 보였다. 게다가 양 팀의 이적 신입생들의 가세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조직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팽팽했던 전반전 분위기를 완전히 깨버린 것은 리버풀의 신입생 조 콜이였다. 첼시에서 자유이적으로 팀을 옮긴 그는 아스날 신입생 로랑 코시엘니가 볼을 몰고 나갈때 두 다리로 코시엘니의 한쪽 다리를 옭아매어 넘어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상당히 위험한 장면이였기 때문에 주심은 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적생 조 콜의 퇴장은 이 날 경기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였다.



조 콜 퇴장 후 더욱 살아난 리버풀?
조 콜이 퇴장당한 후 리버풀은 거너스를 상대로 10명이 싸워야하는 악조건을 맞았다. 레드카드를 안겨준(?) 코시엘니는 팬들의 우려를 깨고 그라운드로 걸어나왔다. 그런데 오히려 조 콜 퇴장 이후 리버풀의 플레이는 살아나기 시작했다. 리버풀 선수 10명이서 아스날 선수 11명을 밀어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후반 시작직후인 경기 46분, 은고그가 대단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아스날이 수비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패스하다가 찰나의 실수로 볼을 흘렸을때 은고그가 빠르게 치고들어와 아스날 골문 구석으로 세게 슈팅하여 거너스의 골문을 갈랐다.

이 날 아스날의 골문을 지켰던 알무니아 골키퍼의 손끝을 살짝 스치기는 했지만, 은고그가 워낙 잘 차서 막기엔 힘들었다. 그러나 알무니아가 좀 더 빠른 판단으로 각을 좁히고 나와 펀칭이라도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장면 외에도 알무니아는 종종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제라드의 강력한 중거리슛을 환상적인 모습으로 막아내는 등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며 거너스팬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레이나, 눈물의 자책골
오늘 레이나골키퍼는 상당히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스날 선수들의 완벽한 슈팅들도 쳐내며 리버풀의 실점을 모두 막아내었고 혼전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침착하게 골문을 지켰다. 분명 경기 89분까지만해도 레이나의 활약은 10점 만점에 10점이였다. 그런데 경기 90분, 레이나가 눈물을 자책골을 넣게 되었다.

막판 동점골을 노리던 아스날이 거세게 밀어부치던 상황에서 아스날의 또다른 이적생 마루앙 샤막이 골문앞까지 쫓아들어가 득점을 시도하며 경합했는데 레이나 골키퍼가 볼을 처리하지 못한채 볼과 함께 골문안으로 함께 빨려들어가게 된 것이다. 너무나 잘해준 레이나 골키퍼였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물론 끝까지 경합을 하며 리버풀 수비진을 압박한 샤막의 공도 컸다.


양팀의 두 골키퍼가 만들어낸 두 팀의 극적인(?) 무승부
경기 종료 후 양팀 골키퍼는 스포츠언론지 스카이스포츠로부터 나란히 승점 5점을 부여받았다. 스카이스포츠는 레이나에게 경기를 잘 해놓고 통한의 자책골을 내주었다고 평했고, 알무니아에 대해서는 '아스날의 실질적인 문제점'이라는 혹독한 평을 내놓았다. ESPN에서는 "레이나, 거너스에게 승점을 선물하다"라는 기사가 메인을 장식했다. 결국 두 팀의 골키퍼가 경기 결과를 좌지우지 하게 된 것이다.

EPL 1R 최고의 빅매치로 손꼽혔던 양팀은 사이좋게 승점 1점씩을 나눠가지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서로에게 위협적이였던 리버풀과 아스날이 승점 1점씩이라도 챙겨가게 된 것은 어쩌면 무난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홈팀이였고 경기막판에 자책골을 내준 리버풀, 10명의 상대로 끝내 직접 골을 터뜨리지 못한 아스날 양팀 모두 아쉬움은 크게 남는 경기였다. 하지만 너무 일찍부터 실망할필요는 없어보인다. 양팀 모두 아직 정상컨디션의 스쿼드가 아니기도 했고 신입생들이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했기 때문에 차차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리버풀의 요바노비치는 빨리 EPL에 적응만 할 수 있다면 토레스와 함께 리버풀의 파워풀한 공격자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리버풀은 귀네슈 감독이 이끄는 터키명문클럽 트라브존스포르와 UEFA 유로파리그에서 맞붙는다. 이후 리그에서는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했지만 아직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낸 맨체스터시티 원정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아스날은 이번 시즌 승격팀인 블랙풀과의 경기를 앞두게 되었다. 블랙풀은 '이번 시즌 단 한경기도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라는 악평을 듣기도 했지만 1R 위건 원정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두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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