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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한국국대,K-리그, AFC

한중일이 함께했던 K-리그 최고의 매치 [수원 4-2 서울]

by 이세진 2010. 8. 29.
28일 오후 빅버드에서는 K-리그 최고의 빅매치가 열렸다. 수원블루윙즈와 FC서울, 언제나 최고의 경기만을 만들어내는 두 팀의 경기였던 만큼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윤성효감독이 이끄는 최고 상승세의 수원과 포스코컵 우승으로 한껏 고무되어있는 FC서울의 한판 승부! 이 경기는 수원의 6강 진입과 FC서울의 선두도약이 발판이 될 수 있는 경기였기 때문에 더더욱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윤성효감독의 수원, 정말 대단했다
국내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을 보유하고 있고 K-리그 최고의 서포터즈를 자랑하는 수원이 굉장한 침체기에 빠졌었다. 한 때는 리그 꼴찌로 주저앉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K-리그 전통의 강팀이였던, 수원블루윙즈가 말이다. 회복할 기미도 보이질 않았다. 그런데 이랬던 수원을 구해낸 이가 있었으니, 바로 윤성효감독이다. 눈에띄게 달라진 조직력과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승률은 '시즌 초 보았던 수원과 같은 팀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이다.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경기는 항상 팽팽한 경기로 진행되곤 했지만 최근의 경기는 서울의 일방적인 압승으로 끝이났었다. 아마 수원 선수들과 팬들의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안겨주었을 듯 하다. 그런데 어제의 경기로 그동안의 상처를 훌훌 털어낸듯 하다. 빅버드에서 서울에게 4-2 승리, 이보다 수원에게 기쁠 수 있을까.

수원은 전반전 경기 내내 서울을 완전히 압도했다. FC서울의 최전방 공격수인 데얀, 정조국의 얼굴은 볼 수도 없었다. 수원이 워낙 일방적으로 밀어부쳤기 때문이다. 설령 서울이 볼을 빼앗아 공격을 전개하려 하더라도 수원선수들이 악착같이 볼을 다시 빼앗아왔다. 빅버드를 찾은 홈팬들은 열광했다. (이 날 빅버드를 찾는 관중은 총 42377명이였다.)

수원은 경기 3분 김진규의 자책골, 26분 이상호의 골로 앞서나갔다. 수원의 첫골이자 김진규의 자책골은 이번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신영록이 악착같이 볼을 차지하려고 했기때문에 만들어진 장면이였다. 신영록은 볼이 흘러서 서울 골문을 가른지도 모른채 심판에게 파울이 아니냐며 항의를 하다가, 나중에서야 골인 것을 알고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에게 또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수원의 두번째골은 무척 멋있었다. 스페인 명문클럽 FC바르셀로나가 좋아하는 완벽한 패싱게임과 같았던 골이랄까. 리웨이펑이 골문 앞으로 잘 찔러준 것을 이상호가 골문으로 꽂아넣으며 두번쨰 골을 만들어냈다. 전반전은 수원이 빅버드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FC서울의 반격, 박수쳐줄만 하다
전반전은 수원의 일방적인 공세였다면, 후반 시작 후 서울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빙가다의 서울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니다!'라고 외치는 듯 보였다. 현영민의 강력한 패널티골에 이어 몬테네그로 골잡이 데얀이 동점골을 만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주중에 전북과의 포스코컵을 치뤘고 또다시 원정경기를 하게 된 서울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였지만 그래도 열심히 싸워주었다. 게다가 비가 굉장히 많이 내리는 상황이였고, 그냥 원정경기가 아닌 '빅버드 원정경기'였기에 서울에게 부담감은 더욱 컸을 것이다. 두 골을 내리 내주고도 다시 동점상황까지 끌고갔던 서울 덕분에 어제 경기가 더욱 흥미로웠다.



한중일이 함꼐했던 K-리그 최고의 매치
다시 2-2 동점이된 상황, 전반전을 압도적으로 지배했던 수원 입장에서는 꽤 당황스러웠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수원은 다시 공격을 몰아치며 라이벌매치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 경기의 마침표는 일본 출신 다카하라가 찍게 되었다. 최고의 K-리그 라이벌매치에서 막판에 두 골을 몰아치며 수원에게 승기를 가져다준 것이다. 다카하라에게 어시스트를 해준 양상민과 염기훈의 정교한 크로스도 돋보였지만, 다카하라의 적절한 위치선정과 골감각이 있었기에 가능한 골이였다.

K-리그 최고의 매치, 수원과 서울의 경기는 결국 홈팀 수원의 4-2 완승으로 끝이났다. 이 경기 속에서는 한중일이 함께했다는 점도 매우 눈에 띈다. 어느덧 수원 수비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중국의 리웨이펑 선수, 새롭게 영입되어 최고의 매치에서 최고의 활약을 해준 일본의 다카하라가 함께했던 멋진 경기! 실력면에서는 이미 우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K-리그, 앞으로 더 많은 인기와 관심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K-리그를 사랑하는 축구선수, 축구팬, 스포츠언론 등 모든 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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