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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EPL

아스날, 첼시 잡고 우승경쟁 기회도 잡았다!

by 이세진 2010. 12. 28.
아스날이 첼시를 잡고 리그 단독 2위에 올라서며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우승경쟁 기회를 잡았다. 28일 오전 5시, 아스날의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 첼시의 경기는 2010년이 가기 전 최고의 빅매치였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도 리그 선두에 올라있는 가운데 이 경기를 꼭 잡아야만 우승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였다. 노련한 첼시와 패기의 아스날의 맞대결은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설레게 만들 경기였다.

아스날 3-1 첼시


▲ 각각 1골 1어시를 기록한 파브레가스와 월콧 (SkySports)


알렉스 송의 골, 매우 귀중한 장면이였다
초반 분위기는 아스날의 홈인 만큼 아스날이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펼쳐나갔다. 아스날이 패스를 통해 볼점유율을 높여간다면, 첼시는 간간히 맞은 찬스를 역습으로 전개해나갔다. 지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첼시전에서도 아스날은 꽤 훌륭한 공격력을 보여주었지만, 좋지못한 결정력으로 패했던 만큼 오늘 경기에서도 단순히 '볼점유율이 높다', '경기를 잘 풀어나간다'라는 부분 만으로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부분이였다.

그러나 오늘의 아스날은 달랐다. 여러차례 위협적인 공격이 첼시의 골키퍼 체흐에게 번번히 막혔지만, 44분 패널티박스 안에서의 분전 끝에 알렉스 송의 왼발 슈팅이 첼시의 골문을 갈랐다. 거의 슈팅 각도가 나오지 않는 위치였지만 송의 침착함이 돋보이는 장면이였다.

만일 이 시간대에 송의 선제골이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아스날은 또 '경기력은 좋았는데 골이 터지지 않네…' 라는 이유로 의기소침해졌을지 모르겠다. 그만큼 송의 골은 기선제압의 의미와 함께 아스날의 기를 살려주는 촉진제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 송의 환상적인 선제골에 기뻐하는 아스날 선수들 (Getty Images Europe)


센터백 주루의 선발, 탁월한 선택
사실 아스날은 첼시전에서 매번 드록바에게 농락을 당해야만 했다. 최근 폼이 떨어져서 '드록신'이 아닌 '드록인'이 되었다는 드록바이긴 하지만 아스날에게 그는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였다. 첼시가 아스날과는 달리 피지컬적으로 탄탄한 선수들이 많아서 세트피스 상황 등 공중볼에 유리한 선수들이 많은 것도 아스날에겐 부담스러운 부분이였다.

벵거감독은 이를 의식했는지 이번 시즌의 주전 센터백 라인인 코시엘니-스킬라치 라인 대신 코시엘니-주루 라인을 선택했다. (기존 주전 센터백인 베르마엘렌은 1월 말에나 복귀한다.) 주루가 최근 경기에 많이 나서지 않았지만, 확실히 공중볼에서는 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를 선택한 듯 보인다. 선택은 3-1 승리라는 결과를 낳았으니 대성공이라 볼 수 있겠다.

여러차례 첼시 공격수들과의 경합에서 공중볼을 잡아내는 모습들을 보여주었으며, 드록바가 골키퍼와의 1대 1 상황을 맞을 뻔했던 상황에서도 주루의 헤딩컷트가 상당히 돋보였다.



패기에 단단한 정신력까지 갖춘 패기의 아스날, 오늘 만큼은 달랐다
'젊은팀'이라고 생각되는 아스날은 화력이 거세지만 다득점 경기로 가져가는 상황도 많지만, 반대로 예기치 못한 실점을 했을 경우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주축 선수들 중 중심이 되어줄 카리스마 있는 선수가 없는 점이 문제점으로 꾸준히 지적되었던 것도 정신적으로 잡아줄 선수가 없기 때문이였다. 이는 몇년째 이어진 무관의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첼시전에서 아스날 선수들이 임하는 자세는 사뭇 달라보였다. 맨유전에서 그다지 좋은 활약을 하지 못했던 클리쉬도 투지있는 모습으로 수비를 가담해주었고, 코시엘니는 꽤 위협적인 롱패스로 아스날 공격의 시작을 만들어주었다. 물론 다소 공격적인 모습 탓에 오히려 역습을 내줄 때도 있었고, 이바노비치의 만회 헤딩골 장면에서도 마킹이 허술했던 점이 아쉬운 점이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무난한 활약을 해주었다.

18세의 미드필더 윌셔도 전혀 기죽지 않은 모습으로 패기있게 경기에 임했다. 월콧은 경기 내내 애쉴리 콜을 괴롭혔고 결국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아스날 승리의 선봉장이 되었다. 아스날의 캡틴 세스크는 단연 돋보이는 볼 컨트롤과 패스로 아스날의 중심이였다. 첼시전에서 유독 돋보이는 활약을 해주었던 로빈 반 페르시도 오랜만에 선발출장하며 무난한 활약을 선보였다.

첼시전 이후 3일 뒤에 펼쳐지는 위건전, 또 3일 뒤에 펼쳐지는 버밍엄전, 또다시 3일 뒤에 맨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힘겨운 일정이기는 하지만 오늘 아르샤빈, 벤트너, 스킬라치 등 주전급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정도로 스쿼드가 튼튼해진 만큼 그 어느때보다 아스날의 기세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쐐기골을 넣은 월콧 (Getty Images Europe)

우승경쟁 기회를 잡은 아스날, 이번 시즌 우승 가능할까?
여름이적시장에서 코시엘니, 스킬라치 등 센터백 라인을 보강했지만 여전히 '어린팀'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맨유나 첼시에 비해 우승가능성에 높게 점쳐지지 않았던 아스날이 이번 시즌 꽤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며 우승에 대한 희망을 밝히고 있다. 지난 맨시티전에서의 3-0 승리와 첼시전 3-1 승리는 어린 거너스의 기를 팍팍 살려줄 수 있는 상당히 의미있는 승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맨유전에서는 박지성의 1골로 패하기는 했지만, 최근에 보여준 맨유전들을 고려한다면 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만큼, 내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으로 맨유를 불러들였을때의 경기에 기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지금의 아스날에게 트로피는 정말 꼭 필요한 존재이다. 거너스가 이번 시즌에는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분명한건 첼시전 승리로 '매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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