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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EPL

아스날, 똑같은 패턴으로 맨유에게 패했다

by 이세진 2010. 12. 14.
아스날이 14일 5시 올드트레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1-0 패했다. 박지성의 전반전 41분 환상적인 헤딩골이 경기를 결정지었다. 스코어 상으로는 1-0 패였지만 사실 스코어 차가 더 컸어도 할말이 없는 경기였다.



Reuters Pictures


아스날, 뭐가 문제야?
아스날은 항상 '팀이 너무 어리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 선수층이 너무 어려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캡틴(세스크 파브레가스) 마저도 어린 아스날이다. 어리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론 독이되기도 한다. 경기의 흐름은 한 경기 속에서도 여러차례 바뀌기 마련인데 어린 선수들이 많다보니 쉽게 분위기에 휩쓸릴 가능성이 있다.

오늘 아스날은 맨유 원정 경기라는 부담스러운 경기를 임했다. 어려운 경기라는 것은 십분 이해하지만, 매번 지던 스토리 그대로 답습했다는 것이 문제다. 이미 결말이 어떻게 날지를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챙겨보는 뻔한 드라마를 본 듯한 기분이다.

뭐… 물론 세스크 파브레가스, 로빈 반 페르시 등이 선발출장하지 못했고 주전수비수 베르마엘렌의 부상과 No.1 알무니아, No.2 파비앙스키 골키퍼의 부상과 No.3 마노네의 임대로 No.4 슈제츠니가 골문을 지키게 된 점을 고려하면 1-0 패한 것도 잘했다 할 수도 있겠지만 우승을 다투는 팀 입장에서는 이 한 경기 패배도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슈제츠니는 오늘 경기가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였다. 그 부담감이 얼마나 컸을까...)



Getty Images

아스날, 지는 패턴이 너무 한결(?) 같다
아스날은 지난시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적이 있다.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FC바르셀로나 누 캄프 원정경기에서 메시에게만 4골을 내주며 4-1 패했던 것이다. 그 경기는 마치 FC바르셀로나가 아스날을 농락하는 듯 보일 정도였다. 발재간이 뛰어난 리오넬 메시를 쫓다보니 다른 곳에 공간이 나게되고, 결국 리오넬 메시에게 일격을 당하며 4골을 내리 내준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는 나니가 메시와 같은 역할을 했다. 시종일관 아스날의 레프트백 클리쉬를 괴롭혔고 박지성의 골을 돕기도 했다. 클리쉬가 발재간이 좋은 나니에게 돌파를 허용하면서 실점상황이 발생했다. 한 골을 먼저 넣은 맨유는 더이상 급할 것이 없었고, 경기템포를 천천히 가져가면서 가뿐하게 승점 3점을 챙겨갔다.

아스날이 공격시도를 전혀 못했던 것은 아니였다. 위협적이지 않았을뿐.

맨유에게 아스날이 1-0으로 패하자, 지난 뉴캐슬전에서의 아스날이 다시한번 떠올랐다. 뉴캐슬전에서 아스날은 볼점유율을 상당히 높게 가져가면서 공격을 주도했음에도 전반 추가시간에 앤디 캐롤의 헤딩골을 허용하면서 1-0 패했다. 뉴캐슬전의 후반전 패턴은 오늘 경기와 상당히 유사했다. 무리하게 전진하지 않는 뉴캐슬을 상대로 아스날의 패싱을 구사하며 이리저리 공격을 시도는 해보지만 위협적인 공격을 펼치지는 못했던 장면. 무리하게 전진하지 않은 맨유를 상대로 아스날의 패싱을 구사하며 이리저리 공격을 시도는 해보지만 딱히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는 못했던 장면. 데자뷰인가?



아스날의 '해결사'는 누구일까
보통 경기가 잘 풀릴 때 노리게 되는 것이 세트피스 상황과 중거리슈팅이다. 설령 슈팅이 잘못맞는다 할지라도 다시금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세트피스와 중거리슈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스날은 두 상황에서 모두 취약점을 드러낸다. 아스날 선수들의 신장이 전체적으로 크지 않아서 상대팀들은 아스날에게 세트피스를 내주는 것을 그리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그나마 이적생 샤막이 공중볼에 능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흡한 부분이 존재한다. 중거리슈터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스콜스, 리버풀의 제라드, 첼시의 램파드와 같이 강력한 슈팅을 때려서 또다른 득점기회를 만들어주는 슈터가 아스날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역할을 '아르샤빈'이 간간히 해주었지만 최근 폼이 좋지 못하고(물론 어시스트 등 공격포인트 기록은 상당히 좋다), 로시츠키는 여전히 교체멤버로만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오늘 맨유전은 선발출장.). 최근 에이스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던 나스리도 맨유선수들이 작정하고 마크를 하다보니 제대로 경기력을 뽐낼 수가 없었다.



AP Photo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있건 말건, 새로운 에이스가 필요해!
최근 몇시즌 동안의 아스날은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세스크의 활약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세스크가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황에서의 아스날은 눈에띄게 경기력이 저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는 세스크로서는 모든 경기에 나서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세스크 파브레가스'라는 선수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 이겠지만, 세스크 없이도 아스날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이적시장만 열리면 바르셀로나와 무성한 링크를 낳는 파브레가스가 팀에 영원히 잔류할 수도, 떠날 수도 있겠지만 이와 상관없이 세스크를 대체할 수 있고 세스크와 체력안배를 충분히 해줄만한 클래스의 선수가 꼭 필요해보인다.



Reuters Pictures

수비진의 불안함… 보강이 절실하다
시즌초 벵거감독은 코시엘니와 스킬라치를 영입하며 아스날의 수비진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이로서 아스날의 1군 센터백은 베르마엘렌, 코시엘니, 스킬라치, 주루까지 총 4명. 그런데 베르마엘렌이 아킬레스 부상에서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주루는 완전한 폼이 아닌 상황이다. 양쪽 풀백은 더욱 심각하다. 레프트백 클리쉬와 라이트백 사냐가 대부분의 경기를 모두 소화하고 있다. 레프트백의 백업요원인 깁스가 매번 부상을 입고 있다. 그나마 에보우에가 부상에서 바로 회복했다는 점이 위안거리랄까.

센터백은 모두 바뀌었고 골키퍼까지 경험이 부족한 선수이다보니 수비호흡이 맞지 않았던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였을런지 모르겠다. 이적시장만 다가오면 아스날이 모든 구단의 수비수, 골키퍼와 링크를 낳을 기세인 것도 아스날이 그만큼 수비가 취약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가오는 겨울이적시장에서 벵거감독이 어떠한 카드를 꺼내들지 궁금해진다. 한편 벵거감독은 겨울이적시장에서 선수영입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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