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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한국국대,K-리그, AFC

"퇴장 전까지는 팽팽한 경기였는데…" AFC 챔스 분뇨드코르 3-1 포항

by 이세진 2009. 9. 24.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길에 올랐던 포항스틸러스가 3-1 패배를 안고 홈경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한국시각으로 23일 밤 타슈켄트 JAR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의 분뇨드코르와의 경기에서 노병준의 선제골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내리 3골을 쉽게 허용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포항, 퇴장 전까지는 팽팽한 경기였는데…
결과적으로 3-1 대패를 당한 경기였지만, 분명히 압도적으로 밀리는 경기는 아니였다. 전반 7분 노병준의 빠른 선제골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도 포항이였다. 이후 포항과 분뇨드코르는 위협적인 공격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카르펜코의 강력한 중거리슈팅이 포항의 골망을 가르면서 1-1 동점상황이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포항과 분뇨드코르는 팽팽한 경기내용을 계속 이어갔다.

경기양상이 급격히 변화하게 되었던 것은 68분 포항 수비수 김형일의 퇴장이였다. 평소 터프한 플레이로 'K리그의 비디치'라는 호평을 받았던 김형일은 경기 도중 몇차례 파울을 보였고 심판은 경고 선에서 그쳤다. 하지만 후반전 이른시간에 결국 퇴장당하고 만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현장 중계카메라가 상황을 제대로 잡지 못해 퇴장상황이 어떠한지는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그것이 일부 오심이건 아니건 그의 퇴장은 무척 아쉽다. 이미 퇴장직전까지 경기내내 그가 보여준 플레이는 아무래도 깔끔한 수비라기 보다는 '아슬아슬' 해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10명이서 뛰게된 포항은 눈에 띄는 경기력저하와 원정팀으로서의 체력저하 등의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특히 측면공간을 자주 내주며 여러차례 위험한 기회를 내주었다. 제파로프에게 79분, 85분에 골을 연속으로 내주면서 포항은 자멸했다. 물론 분뇨드코르의 공격이 충분히 위협적이였기 때문에 '포항의 자멸'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인지 잠시 갸우뚱 할 만 하지만, 김형일의 퇴장 직전까지 팽팽한 경기를 보여주었던 포항이 너무도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은 포항의 자멸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오심이 존재하긴 했지만 후반 현저히 떨어진 집중력은 아쉬웠다
분명 소소한 오심들이 존재했다. 우즈베키스탄의 골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지 못한듯 보였으나 득점 인정이 되었고, 몸싸움 상황에서는 홈팀 분뇨드코르에게 유리한 판정이 자주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홈팀'이라는 것을 인지했다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였고, 그래서 김형일의 퇴장이 더더욱 아쉽다. 화끈한 수비력으로 사랑받고 있는 그이지만, 좀 더 실력있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면 심리적으로 자신을 조율할 줄도 알고 위기상황을 재치있게 넘길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10명이서 뛰는 원정경기는 무척이나 힘들었겠지만, 한 선수의 퇴장 이후 무기력해진 모습은 무척 아쉬웠다. 원정경기였던 만큼 수비에 더 치중을 해서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히바우두의 환상적인 플레이가 분뇨드코르의 역전승을 가능하게 했다
Rivaldo
선제골을 내주고도 홈에서 3-1 승리를 챙긴 분뇨드코르의 에이스는 누가뭐래도 히바우두 였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는듯, 그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환상적인 패스를 배급하며 분뇨드코르의 모든 공격의 중심에 있었다. 패스 뿐만 아니라 중요한 프리킥이나 코너킥에도 키커로 가담하며 분뇨드코르에서의 히바우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원정길에서 3-1 패배를 안게된 포항, 아픔딛고 4강 진출 가능할까?
선취골 득점에도 불구하고 예상치못한 3-1 패배를 안게 된 포항이 아픔을 딛고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이 가능할까? 포항은 포항 스틸야드에서 다득점으로 승리를 이끌며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팀인 만큼, 1차전 결과에 슬퍼하기 보다는 2차전에 포항이 좀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더불어 국제무대인 만큼 오심의 존재여부와 상관없이 경기장 위의 선수들은 가급적이면 '현명한' 플레이로 대처해서 어이없는 경기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승패와 상관없이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주었다는 것 만으로도 팬들은 큰 박수를 쳐줄 수 있지만, 이러한 경기내용은 팬들이 그다지 다시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경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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