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풋볼리포트/한국국대,K-리그, AFC

포항, 챔스 4강 갈 자격이 충분했던 그들의 아름다운 축구

by 이세진 2009. 10. 1.
 

기적이 일어났다. 아니, 포항은 그 기적을 스스로 일구어냈다. 

30일 저녁,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져친 포항스틸러스와 분뇨드코르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에서 총 스코어 5-4로 포항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원정경기에서 3-1 패배로 4강전이 쉽지만은 않을 듯 싶었던 포항이 분뇨드코르를 홈으로 불러들여 스코어 3-1로 우세한 경기력을 보였고, 총 스코어가 4-4가 되면서 이어진 연장전에서 스테보의 결승골이 터지며 완벽한 승리를 만들어냈다.



포항이 4강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 포항 스틸야드의 힘?
포항은 우즈베키스탄의 절대강호, 뷴뇨드코르에게 1차전 원정길에서 패배를 했다. 이른 시간에 선취득점에 성공했지만 석연치않았던 심판 판정과 홈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원정경기의 부담 등이 겹쳐 포항은 내리 3골을 내주며 주저앉았다. 특히 1-1 팽팽한 경기상황에서 수비수 김형일의 퇴장은 포항이 무너지는데 촉매제 같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홈에서의 포항은 달랐다. 유독 홈에서 극강의 포쓰(?)를 보여주고 있는 포항에게 분뇨드코르도 예외는 아니였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포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분뇨드코르를 상대로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38분 교체 투입된 김재성이 소중한 선취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집중력있게 상대의 볼을 빼낸 포항이 패싱게임으로 분뇨드코르를 완전히 무너뜨리며 멋진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포항으로 넘어왔다. 비록 포항이 힘든 상황이긴 했지만, 선수들은 결코 지친기색 없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쉽게 슈팅이 벗어나는 경우에는 너무도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선수들은 계속해서 경기장 위를 열심히 뛰었다. 그러던 중, 결국 데닐손이 일을 냈다. 59분 경 김재성이 올려준 코너킥을 김광석이 떨궈주었고, 데닐손이 몸을 날리며 헤딩슛으로 연결지은 것이 분뇨드코르의 골망을 다시한번 갈랐다.

포항스틸야드의 포항 팬들은 열렬한 환호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강원FC 등과 함께 최고의 홈 관중으로 주목받고 있는 포항스틸야드의 팬들은 포항이 이번 시즌 승승장구하 수 있었던 가장 히든카드이기도 했다.


포항이 다른 팀과 다른 이유, 2-0 상황에서도 끝나지 않는 용광로 공격력!
분명 지치기 쉬운 포항이였다. 리그에서 선두경쟁을 치열하게 해나가며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 때문에 분뇨드코르 원정까지 소화하고 왔고, 게다가 원정길에서 포항에게 불리한 상황을 안고 왔기에 오늘 경기에 대한 부담은 더 했을 것이다. 2-0 상황을 무작정 지키기만 해도 AFC 챔피언스리그 4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포항의 공격력은 지칠 줄을 몰랐다. 사실 2-0 스코어가 만들어진 때인 '59분'을 생각해보면 경기시간이 꽤나 남은 시점이기 때문에 지키는 축구를 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었다. 물론 지키는 축구는 다이나믹한 포항 축구에 어울리지 않기도 하다. 결국 포항은 세번째 골을 뽑아내는 것에도 성공했다. 여러차례 분뇨드코르의 골문을 노리던 스테보가 데닐손에게 찔러준 것이 깔끔하게 분뇨드코르의 골망을 갈랐다. 3-0, 이제 4강이 보이는 듯 했다.


분뇨드코르의 한 골로 연장전까지 이어진 혈투, 결국 포항이 웃다
3-0으로 앞서가던 포항이 결국엔 분뇨드코르에게 한 골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종료가 다가오던 87분 경 카르펜코가 날카롭게 날린 슈팅이 포항의 골문을 아프게 갈랐다. 명장이라 꼽히는 스콜라리 감독과 세계적인스타 히바우두가 뛰고있는 분뇨드코르가 '그래도 우리가 만만한 팀은 아니야!' 라며 마지막 발버둥을 치는 순간이였다.

결국 총 스코어가 4-4가 되면서 연장전이 진행되었다. 연장전이 진행되자 양 팀 선수들 모두 지친기색이 역력했지만 4강진출을 위한 포항선수들의 집념은 대단해보였다. 연장 전반 11분, 연신 분뇨드코르의 골문을 노리던 스테보가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수들과의 공중볼 다툼에서 성공한 스테보가 예리하게 볼을 밀어넣으며 이 경기의 종지부를 찍었다. 포항스틸야드가 떠나갈 정도로 함성이 터져나왔고 선수들은 4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열정이 돋보인 포항스틸러스였다.


연장후반에 보여준 포항의 경기 모습이 침대축구라고? 웃기지도 않는 소리!
포항스틸러스는 3-0으로 앞서가던 중 경기종료 직전 통한의 한 골을 내주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리그경기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소화하고 있는 포항은 체력적 부담이 컸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분뇨드코르를 상대로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연장전반 스테보의 골이 터지며 4강전이 사실상 포항의 손아귀에 들어온 듯 했고, 남은 연장후반시간을 포항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진출 확정을 위해 다소 수비적인 축구를 보여주었다. 선수들이 이미 많이 지친 상태라 더욱 공격을 퍼붓기도 힘들었을 뿐더러, 이미 네 골이나 넣은 포항이 더 이상의 공격을 한다는 것은 오히려 어리석은 모습이였을지 모른다.


AFC챔피언스리그 4강 대진 확정
분뇨드코르를 완벽히 짓밟고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포항스틸러스는 석연치 않은 심파판정을 등에업고 FC서울을 누른 움살랄과의 4강전을 치루게 된다. 포항스틸러스가 움살랄의 상대로 어떠한 경기를 펼쳐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FC서울을 대신해서 K리그의 자존심을 드높여주기를 기대해본다. 같은 J리그 클럽인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꺾고 올라온 나고야 그램퍼스는 우즈베키스탄의 파크타코르를 꺾고 올라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하드와 4강 경기를 치룬다. 이 날 상암에서 펼져진 FC서울과 움살랄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나며 FC서울의 4강진출이 좌절되었다. 1차전에서 빼앗긴 안태은의 골이 더욱 아쉬워지게 되었다. (안태은의 골이 득점인정이 되었더라면 FC서울이 4강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