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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한국국대,K-리그, AFC

[한국덴마크전] 덴마크전, 충분히 잘 싸웠다! 그러나…

by 이세진 2009. 11. 15.


15일 오전 4시(한국기준), 덴마크 에스비에르 블루워터아레나 스타디움에서 덴마크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의 평가전이 펼쳐졌다. 일찌감치 표가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얻은 이 평가전은 0-0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이로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7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게 되었다. 덴마크전에서 얻게된 것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앞으로 더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일지 말아보자.


덴마크는 어떤팀?
덴마크는 피파랭킹 27위의 강팀이다.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덴마크와 같은 조였던 포르투갈은 플레이오프를 치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06년에서는 우리나라를 3-1로 제압한 바도 있다. 물론 이번 평가전에는 아스날의 젊은 스트라이커 벤트너와 리버풀의 수비수 다니엘 아게르 등이 빠지기는 했지만 대부분 월드컵 지역예선을 뛰었던 선수들이 구성되어 결코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이번 평가전을 임할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덴마크의 골키퍼 쇠렌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노련한 골키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박주영의 부재', 어떻게 채워야 할까
AS모나코의 박선생, 박주영의 결장은 축구대표팀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했다. 국가대표에서 독보적으로 붙박이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박주영이 빠짐에 따라 새로운 공격루트를 모색해야 했던 것이다. 기존에 박주영과 호흡을 맞추었던 J리그 주빌로 이와타의 이근호, 이번시즌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화끈한 득점력을 과시했던 이동국, 풀럼에서 출장기회를 잘 잡지 못하고 있는 설기현 등이 이번 평가전에서 주요 실험대상으로 지목되었다.


경기초반 고전, 전반중반부터는 흐름 찾아와
빈틈이 보이지 않는 관중석에서는 '덴마크'를 응원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경기 시작 전부터 원정 경기의 냄새가 물씬 풍겨났다. 경기시작과 함께 이동국이 슈팅기회를 가져가긴 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래도 원정팀이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었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덴마크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겨우 볼을 뺏어와도 대한민국의 패스는 그다지 원활하지 못했다. 축축하게 젖어있는 잔디상태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발목을 잡았다. 선수들은 종종 미끌어넘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중반을 넘어서면서 경기흐름에 어느정도 적응을 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나름대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덴마크에 비해 몸싸움이 힘들기 때문에 패널티박스 근처에서의 빠른 패싱으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약간씩 빗나가는 패스나 타이밍이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덴마크, 빠른 역습전환과 탄탄한 몸싸움이 장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올해 유럽원정 첫 상대가 된 덴마크는 결코 얕잡아볼 상대가 아니다.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을 당당히 1위로 통과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벤트너, 아게르 등 최고의 선수들 또한 보유하고 있다. (비록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덴마크는 탄탄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몸싸움에서는 절대 뒤쳐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큰 신장은 매번 세트피스 때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였다. 몸싸움과 함께 빠른 역습전환도 일품이였다. 뒤쪽으로 볼을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긴 롱패스로 날카롭게 빠른 공격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오늘 경기결과가 어떻든 간에 이번 평가전은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매우 많은 것을 가져다 줄 경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역시 프리미어리거는 다르다! 캡틴박, 박지성의 멋진 패스
캡틴박, 박지성이 이번 경기에서 선발출장하였다. 부상으로 인해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경기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박지성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평가전을 통해 복귀한 것이다. 박지성은 언제 부상이 있었냐고 비웃기라도 하는 듯 멋진 활약을 보여주었다. 안정적인 볼키핑으로 파울을 얻어내는가 하면, 이동국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골넣는 수비수 곽태휘의 귀환
후반 중반쯤, 오랜만에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교체투입되었다. 바로 국가대표팀 주전 수비수로 맹활약했던 '골넣는 수비수' 곽태휘였다. 곽태휘는 그동안 부상의 여파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었다. 좋은 수비력과 함께 매번 결정적인 득점을 터뜨리며 국가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그가 돌아왔다는 것은 여러모로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곽태휘는 덴마크가 맞이했던 완벽한 1:1 찬스를 자신의 옐로우카드와 맞바꾸기도 했다.


역시 이운재는 이운재였다
지난 FA컵 우승의 MVP였던 수원삼성의 골키퍼 이운재는 오늘도 선발출장하여 맹활약했다. 이운재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덴마크에게 두 골 정도를 실점했을 정도로 이운재의 활약은 매우 돋보였다. 김영광, 정성룡, 김용대 등 그동안 국가대표팀 골키퍼로 실험되었던 후배 골키퍼들에게 기회를 줘야하지 않겠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듯한 맹활약이였다. 물론 언젠가는 다른 골키퍼에게 물려줘야할 자리겠지만 월드컵이 1년도 남지않은 상황에서 이운재선수의 기량에 크게 문제가 없지않는 이상 무리하게 골키퍼를 바꿀 필요는 없어보인다.


결국 0-0 무승부… 월드컵 본선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는?
오늘 덴마크전은 결국 0-0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첫 원정경기였다는 점과 강팀 덴마크를 맞아서 한 경기 치고는 그다지 나쁜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남아공 본선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좀 더 노력 필요해보인다. 결정적인 찬스를 너무 쉽게 내주었던 다소 부실한 수비력이나 좀더 확실한 골결정력 등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앞으로 더 준비해야 할 요소라고 보여진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까?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바라보며 내년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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