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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포트/한국국대,K-리그, AFC

[한국세르비아전] 절반의 성공, 세르비아는 훌륭한 상대였다 | 28경기 연속 무패기록 실패

by 이세진 2009. 11. 19.

18일 11시 30분(한국시간), 설기현의 팀 풀럼의 홈구장인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한국과 세르비아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이 펼쳐졌다. 지난 덴마크전과 달리 경기장의 상태도 크게 문제는 없었다. 다만 기성용, 김정우, 김치우, 곽태휘, 정성룡 등 K리그 챔피언십 6강전에 참여하는 K리거들이 조기 귀국했다는 것 빼고는 한국팀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조건의 경기였다. 프랑스를 물리치고 조 선두로 가볍게 월드컵최종예선을 통과한 유럽강호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은 승패를 떠나 얻어가는 것이 많은 평가전이였다.


세르비아는 어떤 팀?
세르비아는 피파랭킹 20위의 축구강호이다. 특히 박지성의 팀동료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비디치가 국가대표로 뛰고 있는 나라이다. 특히 190cm 이상의 큰 키를 갖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여 대한민국에 피지컬적인 면에서 크게 우세한 편이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프랑스를 무너뜨리고 조선두로 월드컵에 통과하며 세르비아 축구의 힘을 과시했다. 일부 축구팬들은 '브라질, 스페인 등 전통의 축구강호들과의 평가전을 보고싶다' 라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나는 이번 평가전이 대한민국에게 매우 적절한 모의고사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설기현 원톱?
경기의 선발라인업을 보고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풀럼의 홈구장에서 펼쳐지는 만큼, 설기현선수가 선발출장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원톱체제가 가동될 지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중원구성을 더 촘촘히 하면서 강팀과의 대결에 대비한 선발스쿼드라는 느낌을 강렬하게 주었다. 기성용, 김정우의 조기귀국으로 김남일-조원희 더블볼란치가 탄생한 것은 본격적인 월드컵 무대에 앞서 새로운 전술을 실험해볼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홈구장의 이점을 살려주길 바랐던 '설기현 원톱'은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그동안 경기에 자주 출장하지 못했던 탓이였는지, 좀 더 빠른 볼컨트롤이 아쉬웠던 장면이 여러차례 발생하였다. 이는 조원희선수도 마찬가지였다. 위건 이적 후 감독이 다른 팀으로 떠나면서 좀처럼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던 조원희도 오랜만에 국가대표로 선발출장하였지만 썩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김영광, 준수한 선방 선보여
대표팀의 맡형 이운재 골키퍼 대신 오랜만에 선발출장한 김영광 골키퍼는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비록 경기시작한지 7분만에 202cm 장신 스트라이커 니콜라 지기치(발렌시아)에게 허무하게 골을 내주긴 했지만, 골키퍼로서의 최선은 다한 모습이였다. 특히 세르비아의 날카로운 프리킥도 안정적인 선방으로 막아내었고 그 외의 장면에서도 큰 무리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교체투입 된 이동국, 무난한 활약 펼쳐… 이동국+박주영 라인은 어떤 효과를 낼까? 
후반 교체투입 된 이동국은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적어도 이날 경기에 출장한 설기현, 이근호 선수 보다는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비록 슈팅면에 있어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였지만, 오히려 패스에 있어서 훌륭한 모습들을 여러차례 선보여주었다. 특히 이동국선수는 피지컬면에서 우위를 차지한 세르비아 선수들에게 뒤지지않는 몸싸움을 보여주며 높이에 강한 세르비아 같은 팀을 상대로 어떠한 공격수를 기용해야할 지 답을 보여주었다.

특히 부상으로 이번 평가전 2연전에 모두 참여하지 못한 AS모나코의 박선생, 박주영 선수가 돌아왔을 경우 이동국+박주영 조합을 실험했을 때에는 어떠한 효과가 나올까 하는 기대를 갖게끔 했다. 이동국선수의 슈팅이 날카롭진 못하지만 오히려 센스있는 패스와 강한 몸싸움으로 볼을 가져오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가능성으로 보아 최근 최고의 골결정력을 과시하는 박주영과의 호흡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대한민국의 주득점원 역할을 했던 박주영이 빠진 지난 2경기 동안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해본다. 


28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실패… 오히려 부담 덜 수 있을 것
대한민국은 지난 덴마크와의 평가전을 포함하여 2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지만 0-1로 패배한 세르비아전으로 연속 무패 행진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는 그다지 신경쓸 필요가 없어보인다. 월드컵본선에서 연속 무패 행진이 깨져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 보다는 오히려 일찌감치 부담감을 더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패배에서 얻는 교훈들은 꼭 챙길 필요가 있어보인다.


공격진 뿐만 아니라 수비라인도 무한경쟁이 필요하다
허정무호는 월드컵본선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공격진에 꾸준한 경쟁을 시도해왔다. 물론 AS모나코의 박주영의 경우 뛰어난 센스와 골결정력으로 이미 본선 스쿼드의 붙박이 주전으로 결정된 듯 보이지만, 그 외의 공격수의 경우 그다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다. 월드컵 예선에서 우리나라의 주득점원 역할을 했었던 이근호(주빌로 이와타)의 경우 J리그 진출 후 오히려 몸싸움에 약해진 듯한 모습을 보여주어 아쉬움을 남겼다. 설기현선수는 경기자체에 출장기회를 잡지 못해서 경기력 저하가 온 것 같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K리그 득점왕으로 다시한 번 부활을 노래하는 이동국선수의 경우 나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역시 스트라이커가 '골'로 말하지 못한 데에 있어서 아쉬움이 있다.

아직 확실한 주전공격수가 없는 만큼 더욱 거센 경쟁이 필요하다. 물론 설기현, 이근호, 이동국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실험대상이 되어야 한다. 내셔널리그 괴물에서 K리그 괴물로 발돋움 하는 김영후의 경우 득점 뿐만 아니라 어시스트 능력도 뛰어나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다. 큰 단점이라 하면 국제경기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지금은 비록 사우디클럽에서 뛰고있지만 2006 독일월드컵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이천수', 박주영과의 환상호흡을 선보여주었고 터키리그 진출 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했지만 최근 계약문제로 힘든 '신영록' 등도 공격수 경쟁대상이 되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무한경쟁은 공격진 뿐만이 아니다. 이번 2번의 평가전에서 수비라인역시 그다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중앙수비수 조용형의 경우 위험지역에서의 위험한 반칙으로 상대팀에게 프리킥찬스를 내주며 경기를 보고있는 팬들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차두리의 경우 최근 평가전에서야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활약중인데, 빠른 스피드로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수비적인 면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수비진 역시 꾸준한 경쟁이 펼쳐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물론 수비라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좀 더 뛰어난 선수가 있다면 충분히 경쟁시켜보는게 당연히 맞는 일일 것이다.


이청용이 빛났던 경기, 유럽팀 강호에도 기죽지 않는 것이 강팀을 상대하는 비결일 수도!
프리미어리그 볼튼에서 활약중인 이청용은 역시 프리미어리거 다웠다. 특히 후반에 보여준 이청용의 모습은 볼튼에서 훨훨 날아다니던 바로 그 모습과 비슷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유럽 평가전 2경기에서 경기시작 초반부에는 매우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원정경기라는 부담감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 그리고 유럽 강호팀과의 대결이라는 압박감에 소극적인 모습이 나온 탓이였다. 하지만 맞불작전으로 강하게 밀고나가니 오히려 상대팀이 당황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덴마크전 중반부부터 시작된 우리의 공격이 그랬고, 세르비아전 막판에 보여준 여러차례의 공격기회가 바로 그랬다. 강팀과의 경기라고 무조건 소극적인 경기운영을 하기보다는 좀 더 강하게 밀어부치는 것이 강팀을 상대하는 비결일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물론 공격을 몰아부치다가도 단 한번의 역습찬스를 내주며 수비라인이 우르르 무너졌던 모습들은 우리가 보완해야할 과제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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